불황에 시달리던 라면 업계에 '깜짝 스타'가 등장했다. 바로 튀기지 않은 라면 '건면'이다. 농심이 신제품 '신라면 건면'을 출시하기가 무섭게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공장 생산 라인을 늘려야 할 정도다. 이에 건면 시장을 겨냥한 다른 라면 업체들도 신제품 개발에 나서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 '신라면 건면'은 지난달 9일 출시 이후 한 달간 800만 개가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판매량 800만 개는 오뚜기 '진짬뽕' 농심 '짜왕' 등 기존 히트 상품의 출시 첫달(각 600만 개)보다 많은 역대 가장 빠른 판매 속도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그러자 농심은 이달부터 부산 녹산공장에 신라면 건면의 전용 생산 라인을 구축해 생산량을 2배로 늘리기로 했다.
녹산공장의 일반 건면 생산 라인 2개에서 모두 신라면 건면만 생산하기로 한 것. 이렇게 될 경우 생산 과정 효율화로 신라면 건면 생산량은 기존 하루 최대 21만 개에서 43만 개 수준으로 대폭 늘어난다.
농심 관계자는 "유통 현장에서 신라면 건면 생산 요청이 쇄도하고, 일부 매장에서는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는 등 출시 초반 분위기가 뜨겁다"며 "공급이 늘어나는 만큼 대형 마트·편의점 등에서 판촉 행사와 온라인 마케팅 등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라면 건면의 인기로 건면 시장을 겨냥한 각 업체들의 움직임이 최근 활발해졌다.
현재 건면 시장은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농심이 49.4%로 1위를 차지했으며, 풀무원(29.3%) 오뚜기(20.3%) 삼양(1.0%)이 뒤를 이었다.
풀무원은 당장 공장 증설에 나섰다. 올해 총 100억원을 투자해 충북 음성에 위치한 라면 공장의 생산 능력을 하루 17만 개에서 37만 개로 2배 이상 늘렸다.
여기에 풀무원은 여름 시즌에 대비해 신제품도 준비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풀무원의 건면 대량 생산 기술은 국내 최고 수준으로, 가장 얇은 1mm 면부터 가장 굵은 5mm 면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올해 농심 '둥지냉면'과 경쟁할 수 있는 여름용 냉면 신제품과 하반기에 '요리면' 등을 출시해 건면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컵누들'로 건면 시장에서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는 오뚜기도 최근 '베트남쌀국수' '팟타이쌀국수' 등 컵누들 제품군을 다양화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컵누들'은 건면의 인기 여파로 매출이 2016년 106억원에서 지난해 231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면 시장 규모는 2016년 1000억원에서 1400억원으로 늘어날 정도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업체들에서 신제품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시장이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