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안방에서 강원 FC에 패했다. 전북은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19 3라운드 강원 FC와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전북은 시즌 2연패, K리그1 첫 패배를 기록하며 1승1무1패(승점4)가 됐다. 반면 강원은 '대어' 전북을 시즌 첫 승 제물로 삼으며 1승1무1패(승점4)를 기록하게 됐다.
사실 이날 강원전은 전북 입장에선 승리가 꼭 필요한 경기였다. 부리람 원정 패배의 아쉬움을 털어내야했기 때문이다. 전북은 지난 13일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부리람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에서 0-1 패배를 당하고 돌아왔다. 7년 동안 이어진 동남아 원정 징크스가 전북의 발목을 잡았다. K리그1 개막전부터 ACL 베이징 궈안(중국)전, 수원 삼성과 2라운드 경기까지 3경기 연속 무패(2승1무)를 달렸던 전북의 상승세도 덩달아 주춤했다. 사령탑을 바꾸고 치르는 첫 시즌, 상대적 약체로 손꼽히는 동남아 원정길에서 당한 패배에 성급한 '전북 위기론'도 등장했다.
경기 전 만난 조세 모라이스 감독은 "부리람전 패배에 연연하지 않는다. 분위기도 크게 떨어지지 않아 걱정은 없었다"며 여유로운 미소를 보였다. 그러나 선수들이 링겔을 맞을 정도로 피로 누적이 심했던 탓에 원정에서 돌아온 뒤에도 전북의 경기력은 쉽게 올라오지 않았다. 모라이스 감독은 "선수들 몸 상태를 체크했을 때 괜찮았다"며 "걱정이라면 전북이 원하는 축구를 공격 쪽에서 잘 해낼 수 있을까 정도"라고 강조했지만 그의 걱정대로 전반 전북의 공격 작업은 잘 이뤄지지 않았다.
선수들의 발끝에는 피로가 남아있었고, 협력수비를 앞세운 강원의 탄탄한 수비 앞에 전북의 역습은 자주 차단당했다. 오랜만에 선발로 세운 티아고가 전반 40분 역습 상황에서 35m 넘는 거리를 단독 드리블로 질주해 득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크로스바를 넘기며 득점이 불발되는 등 아쉬운 장면이 이어졌다.
공격에 무게를 더하기 위해 한승규를 빼고 문선민을 투입하던 후반 17분, 강원의 선제골이 터졌다. 후반 시작과 함께 빌비야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김지현이 한국영의 패스를 받아 골망을 갈랐다. 순식간에 리드를 빼앗긴 전북은 후반 24분과 30분, 이동국과 손준호를 투입해 득점을 노렸으나 좀처럼 골이 나오지 않았다. 전북은 후반 막판 파상 공세를 펼치며 강원의 골대를 노려봤으나, 후반 42분 로페즈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데다 김진수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는 불운까지 겹친 끝에 2연패의 늪에 빠졌다.
우려했던 대로 체력 문제에 발목을 잡힌 모라이스 감독은 "동남아 원정 후유증으로 후반전으로 갈수록 확연히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며 "원래 전북이 가진 공격적인 면을 살리지 못했다. 템포와 스피드 면에서도 느려진 장면이 많이 보였고, 수비들도 지치고 힘들다보니 역습 상황에서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친 전북'에 그나마 다행이라면, 열흘 가량 주어지는 A매치 휴식기 동안 선수단 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다는 점이다. 모라이스 감독은 "선수들의 피로 누적이 생각보다 심하고, 동남아 원정에서 감기몸살에 걸린 선수들도 있다. 일단 휴식을 우선적으로 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있는 아드리아노와 이비니 등도 A매치 휴식기 이후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