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 농구 토너먼트가 20일(한국시간) 막을 올렸다. 미국 프로농구(NBA)도 아닌 아마추어 대학생들이 나서는 대회지만, 인기는 웬만한 프로스포츠를 뛰어넘는다. 1939년부터 매년 열린 이 대회는 미국 전 지역에서 상위 성적을 올린 68개 대학들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을 가린다. 패하면 짐을 싸야 하는 단판 승부기 때문에 이변도 속출한다. 미국 스포츠 팬들은 대학 농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열정과 변수에 열광한다.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미국 주요 언론은 대학 농구 토너먼트 대진표와 주요 팀 분석으로 지면을 도배했다. 2018년 USA 투데이에 따르면, 미국인 2명 중 1명은 대학 농구를 보느라 업무를 제 시간 내에 마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말 그대로 '3월의 광란'인 셈이다.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인 만큼 수익도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 마케팅 회사 라이즈 인터엑티브에 따르면, 2015년 '3월의 광란'의 수익은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를 넘어섰다. 이는 당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비롯해 미국 프로스포츠 포스트시즌 수익보다 많았다. 이 대회 30초짜리 TV 광고 평균 단가는 150만 달러(약 17억원)에 육박했다.
토너먼트 결과를 예측하는 게임인 브래킷(Brackets)도 인기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매년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브래킷은 대회 승리 팀을 모두 맞히는 사람에게 상금 100만 달러(약 11억3000만원·2018년 기준)가 주어진다. 미국인들은 이 브래킷에 20억 달러(약 2조2600만원)를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3월의 광란'은 총 68개 학교가 참가하는데, 토너먼트에서 8개 대학은 '퍼스트 포(First Four)'라는 1차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후 64개 대학으로 구성된 정식 대진표가 완성되면 정식 1회전이 열린다. 남부·서부·중서부·동부 등 4개 지구로 나뉘어 경기가 진행된다. 16강전은 '스위트 식스틴(Sweet Sixteen)' 8강전은 '엘리트 에이트(Elite Eight)' 준결승전은 '파이널 포(Final Four)'로 알파벳 운율에 맞춰 불린다. 지난 18일 발표된 토너먼트 대진표에 따르면, 듀크대가 전체 톱 시드를 받았고, 버지니아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와 곤자가대가 지구별 톱 시드에 배정됐다. 미국 남자 국가대표 사령탑을 지낸 마이크 시셰프스키가 지휘봉을 잡고 있는 듀크대는 신입생 파워 포워드 자이언 윌리엄슨(19·201cm)이 간판선수다. 윌리엄슨은 특히 지난달 경기 도중 농구화가 찢어져 코트에서 쓰러진 장면으로 더욱 유명해진 선수기도 하다. 올해 6월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 후보로도 꼽힌 윌리엄슨은 이번 시즌 평균 22.1점에 8.9리바운드 2.1어시스트 1.8블록슛을 기록했다.
본격적인 64강 1회전은 22일부터 시작된다. 올해 4강과 결승전은 4월 7일과 9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US뱅크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