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는 지난 24일 열린 부산 kt와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4-92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경기 중 슈팅을 시도하는 LG 김시래. 연합뉴스 제공
경기 종료 25초 전, 김시래(30)의 손끝에서 터진 3점포 한 방이 1차전 결과를 바꿨다.
지난 24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원정팀 부산 kt는 경기 종료 25초 전까지 85-80으로 리드하고 있었다. 남은 시간을 고려하면 사실상 경기 승부가 갈렸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 그러나 빠듯한 시간 속에서 다급하게 던진 김시래의 3점슛이 그대로 림을 통과하면서 LG가 2점 차로 따라붙었다. 이어진 수비에서 상대의 패스 미스를 유발하며 공격권을 잡아 동점 혹은 역전 기회를 만들었다. 초조해진 kt와 달리 여유를 얻은 LG는 막판에 김시래가 골밑슛을 성공시키며 85-85, 4쿼터를 동점으로 마치고 연장에 돌입했다.
패색이 짙은 경기를 막판 무승부로 바꿔 놓은 LG와 다 잡은 경기를 놓친 셈이 된 kt 분위기는 연장전에서 확연히 갈렸다. 상승세를 탄 LG는 강병현의 골밑 득점과 추가 자유투로 연장 시작부터 앞서 나갔고, kt의 추격을 잘 따돌리며 94-92로 치열한 연장 접전을 마무리했다.
LG는 이날 승리로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이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확률 93.2%를 챙겨 갔다. 그러나 확률보다 더 큰 수확은 패배 순간에 극적인 동점을 만들어 내고, 연장까지 가 기어코 역전승을 만들어 낸 저력과 자신감이었다. 2014~2015시즌 이후 4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LG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거둔 이날 승리가 더욱 소중할 수밖에 없다. 사령탑으로 처음 플레이오프에 오른 현주엽 LG 감독도 "놓칠 뻔한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열심히 해 줘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며 "특히 김시래가 4쿼터 막판 어려운 상황에서 제 몫을 다 해 줬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반면 다 잡은 승리를 놓친 kt는 아무래도 '기'가 꺾일 수밖에 없다. kt는 LG보다 한 시즌 더 오래 봄 농구를 쉬었다. 2013~2014시즌 이후 5년 만에 복귀한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이렇게 아쉬운 패배를 당할 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서동철 kt 감독도 "중요한 1차전인데 4쿼터 마무리가 안 된 부분이 아쉽다"며 "연장에 가지 말고 이겨야 하는 경기인데, 상대 행운이 따른 3점슛에 우리 실책까지 겹치면서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 막판에 터진 김시래의 기적 같은 3점슛이 아니었다면 1차전 승리를 확신할 수 있었던 만큼, 서 감독과 kt 입장에선 악몽으로 남을 만한 순간이다.
이날 경기에서 역전의 발판을 놓은 김시래를 비롯해 김종규와 제임스 메이스 3명의 맹활약이 2차전에도 이어진다면 kt 입장에선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김시래(22점·11어시스트) 김종규(24점·12리바운드) 메이스(28점·16리바운드)는 이날 경기에서 나란히 더블더블, 그것도 20득점 이상-10어시스트·리바운드 이상을 기록하는 놀라운 활약을 선보여 5000여 홈 팬들을 열광케 했다.
홈 팬들의 노란 물결이 일렁이는 안방에서 극적 역전승으로 드라마를 쓴 LG 그리고 다 잡은 승리를 놓친 허탈함을 극복해야 하는 kt는 26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