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은 29일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전주 KCC와 4차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 3차전에서 패한데 이어 이승현과 최진수가 부상으로 4차전 출장이 불투명하다.
벼랑 끝에 선 상황에서 설상가상 차포까지 떼고 경기에 나서게 됐다.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몰린 고양 오리온 얘기다.
오리온은 29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전주 KCC와 4차전을 앞두고 있다. 앞서 열린 세 번의 경기에서 1승2패를 기록한 오리온은 이날 경기서 승리하지 못하면 그대로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퇴장한다.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르기 위해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잡아 역전 드라마를 써야 하는데, 이들이 처한 상황이 순탄치 않아 문제다.
1차전을 내준 뒤 2차전을 가져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을 때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7일 안방에서 열린 3차전이 문제였다. 접전 끝에 87-90으로 패해 불리한 위치가 된 것은 둘째고, 팀의 핵심 전력인 이승현(27)과 최진수(30)가 부상당하면서 4강 플레이오프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승현은 3차전에서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 1쿼터 중반부터 벤치에 머물렀다. 2쿼터에 잠시 코트에 나섰으나 곧바로 다시 물러났고, 진단 결과 오른쪽 허벅지 안쪽 근육이 일부 손상됐다는 소견을 받았다. 사실상 4차전 출전은 쉽지 않은 상황. 오리온에서 이승현이 차지하는 존재감을 생각하면 치명적인 손실이다. 공수 양면, 특히 수비에서 이승현의 기여도는 더할 나위 없이 크다. 3차전이 끝난 뒤 추일승(56) 오리온 감독이 무거운 표정으로 "다음 경기는 힘들 것 같다. 하승진이 코트 위에 없을 때 이승현의 존재가 더 중요한데 그래서 더 아쉽다"고 얘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승현만으로도 손실이 큰데 최진수까지 부상당해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최진수는 4쿼터 도중 리바운드 싸움을 하다 밀려 넘어져 발목을 다쳤다. 고통을 호소하며 코트를 떠난 최진수는 28일 진단 결과 골절이나 인대 손상은 없으나 발목 타박상으로 경과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통증이 줄어들면 4차전에 출전할 가능성도 있지만, 부상 여파로 인해 100% 컨디션을 유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를 앞두고 악재가 겹쳐 추 감독의 머리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누구보다 속상할 사람은 이승현이다. 오리온의 중심이었던 그는 상무에서 병역을 마친 뒤 지난 1월 전역했다. 그사이 오리온은 10연패에 빠지는 등 위기 속에서도 "이승현이 올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며 악착같이 6강 싸움을 계속해 왔고, 결국 정규 리그 성적 5위로 6강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잡았다. 이승현 스스로도 "10연패 뒤 6강에 올라가는 최초의 팀이 됐으니 플레이오프에서 역사 한번 쓰고 싶다"고 의욕을 보인 바 있다.
오리온 입장에선 두 선수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냐가 급선무지만, 대신 할 수 있는 선수의 폭은 한없이 좁다. 포워드 가용 자원이 적고, 수비에서도 두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던 터라 '빈자리'가 확연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태균 IB스포츠 해설위원은 "이승현과 최진수가 빠지면 오리온은 전력의 40% 정도를 잃게 되는 셈"이라며 "4차전은 KCC의 일방적인 우세로 흘러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