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느냐, 잡히느냐. 시즌 초반부터 치열한 리그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 팀이 드디어 맞붙는다. 1위 전북 현대와 3위 FC 서울의 맞대결이 개막 이후 9번째 경기 만에 돌아왔다.
전북과 서울은 오는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19 9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순위는 전북이 1위, 서울이 3위지만 승점은 두 팀 모두 5승2무1패(승점17)로 같고, 여기에 2위 울산 현대도 승점 동률을 기록 중이라 초반 선두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다득점에서 앞선 전북이 1위를 지키고 있으나, 9라운드에서 승점이 같은 3위 서울을 만나 어떤 결과를 얻느냐에 따라 선두권 순위 변동이 일어날 수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9라운드 두 팀의 시즌 첫 맞대결은 사실상 초반 순위 경쟁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경기로 손꼽힌다. 이기는 팀이 승점 3점과 1위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전북과 서울의 앞글자를 따 '전설매치'로 이름 지은 값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분위기는 두 팀 모두 나쁘지 않다. 그나마 더 앞서 있는 쪽을 꼽자면 전북인데, 최근 3연승을 포함해 리그 5경기 무패(4승1무)로 '1강'다운 발걸음을 보이고 있다. 주중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홈경기에서도 우라와 레드(일본)에 2-1 승리를 거두면서 ACL에서도 3승1패(승점9)로 조 1위를 지키고 있다. ACL의 피로가 남아 있긴 하지만 원정 아닌 홈경기를 치른 데다, 이번 서울전 역시 안방에서 치른다는 이점 또한 확실하다. 복귀하지 않은 부상 선수들, 그리고 지난 경기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손준호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선수들이 출격 가능해 '신 닥공'의 위력을 보여줄 준비도 마쳤다.
올 시즌 조세 모라이스 감독 체제 하에서 '신 닥공'을 표방하고 있는 전북은 이름값에 걸맞게 리그 최다 득점(8경기 16골)을 기록 중이다. 평균적으로 1경기당 2골을 뽑아 내는 전북의 신 닥공은 어느 한 선수에게 집중된 것이 아니라 팀 전체의 고른 득점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도 인상 깊다. 팀 내 득점 선두인 김신욱(4골) 임선영(3골) 이동국·문선민(이상 2골) 등 골을 넣어 줄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특히 ACL 우라와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외국인 선수 로페즈의 발끝이 무섭다. 리그에서 임선영과 함께 3골 2도움을 기록 중인 로페즈는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과 부상으로 고민 중인 전북의 가장 믿을 만한 카드로 손꼽힌다.
이에 맞서는 서울 역시 분위기가 좋다. 지난 시즌 강등 위기까지 내몰리면서 최악의 시간을 보냈던 서울은 '독수리' 최용수 감독의 지휘 하에 올 시즌 초반부터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비록 지난 8라운드 '경인더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0-0으로 비기긴 했지만, 3경기 연속 무패(2승1무)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선두권을 지키는 중이다. 화끈한 공격력의 전북과 비교하긴 어렵지만, 페시치(3골)가 팀에 녹아들어 '해결사' 역할을 해 주고 있고, 8경기 10골 4실점으로 골득실 밸런스도 좋다. 특히 서울의 4실점은 지난 8라운드까지 리그에서 가장 적은 실점으로 기록돼 있다. 수비진은 물론, 주전으로 활약하는 유상훈과 인천전서 선방쇼를 펼치며 무실점으로 막아낸 양한빈 등 골키퍼들의 안정감도 좋다. 호화로운 공격진을 자랑하는 전북을 상대로, 서울이 리그 최소 실점 1위의 기록을 지켜 나갈 수 있을지도 흥미롭게 지켜볼 만한 부분이다.
최근 두 팀의 상대전적을 놓고 보면 전북의 압도적인 우세다. 2016시즌부터 2018시즌까지 최근 3시즌 맞대결 성적을 놓고 보면 전북이 11경기 8승1무2패로 크게 앞서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세 번 맞붙어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서울전에 대한 자신감이 크다. 반면 서울로선 최 감독의 복귀 이후 처음 맞는 전북전인 만큼, 시즌 첫 번째 맞대결에서 승리하고 선두 경쟁을 위한 '기 싸움'에서도 이기겠다는 의욕이 충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