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삼성전자 국내 사업장에 처음으로 방문해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인도 국빈방문 도중 삼성전자의 인도 현지 휴대전화 공장인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바 있는데, 국내 삼성전자 사업장을 찾은 것은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행보는 올 1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는 등 난관에 직면한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를 비롯해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돌파구를 모색하는 노력에 정부도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매출 14조4700억원, 영업이익 4조12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0조7800억원·11조5500억원)에 비해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64%나 줄어든 것이다. 반도체 흑자가 5조원을 밑돈 것은 최근 9분기만에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반도체 비전선포' 발언을 통해 정부의 시스템반도체 사업 육성 계획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 세계 1위를 달성하고, 팹리스(생산시설 없이 반도체 설계만 담당하는 업체) 분야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국민과 기업들이 신산업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현재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시스템반도체 분야도 집중 육성해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파운드리 분야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며 화답했다. 이 부회장은 또 팹리스 및 장비소재 업체들과의 상생협력 계획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행사 종료 뒤 삼성전자 EUV(극자외선)동 건설 현장을 방문, 공정 진행 상황과 향후 투자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현장 직원들을 격려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착공한 EUV동의 공사를 내년 2월까지 완료하고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