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국이 오는 9월부터 월화극을 폐지, SBS 드라마국도 여름 한 계절 월화극을 스톱한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나름의 이유는 있다. "선진 방송 시장인 미국에서도 여름 시즌엔 새로운 드라마를 론칭하기 보다 다양한 장르를 편성하는 추세다. 월·화요일에 새로운 편성을 시도해 다양한 시청자들의 니즈를 만나볼 것이며 여름 시즌 이후에는 다시 경쟁력 있는 월화드라마로 시청자를 찾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설명은 그럴 듯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이 말하지 않은 건 돈이다. 돈 문제가 가장 크기 때문에 이런 편성을 시도했다는 설명이다. 드라마는 일반적으로 16회 기준 한 편 제작에 100억원대로 잡는다. 송혜교·박보검의 '남자친구'가 160억원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200억원, 'SKY 캐슬'이 75억원 가량이다. 그러다보니 tvN·JTBC로 주도권을 빼앗긴 지상파 드라마국에서는 폐지와 일시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띄웠다.
MBC는 9월까진 월화극을 유지하고 이후 폐지한다. 빈 자리는 예능으로 채울 예정. SBS는 당장 7월부터 예능을 월화극 자리에 배치한다. 예능은 한 회 촬영시 2주 분량을 확보할 수 있고 출연자들의 개런티도 1/10 수준이다. 한 A급 배우만 해도 드라마에선 회당 1억원을 훌쩍 넘어 받지만 예능에선 1000만원 정도다.
한 예능 PD는 "비용 뿐만 아니라 예능은 6회 정도의 반응을 보고 새 판을 짤 수 있지만 드라마는 한 번 시작하면 조기종영을 감안해도 세 달여를 진행한다. 시청률이나 화제성을 잡지 못 할 경우 더더욱 못 먹는 감이 된다"고 말했다.
PPL에서도 자유롭다. 드라마는 자칫 과한 PPL로 몰입도를 떨어뜨릴 수 있지만 예능은 조금 사정이 낫다. 물론 SBS 예능국의 과한 PPL이 상습적으로 도마에 오르지만 드라마보다는 유연하다.
문화평론가 이호규 교수는 "방송국, 특히 드라마국의 적자가 계속되고 있어 그들도 나름의 방법을 찾았다. 또한 꼭 드라마를 하지 않았다고해서 해당 시간대가 죽는건 아니니 결과를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SBS는 예능 격전지인 금토 심야 시간대 드라마 라인을 신설했고 '열혈사제'로 만족한 성과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