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잉은 15일 대전 키움전에 3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4-4로 맞선 연장 11회말 1사 후 상대 마무리 투수 조상우를 상대로 극적인 끝내기 결승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한화의 5-4 승리와 위닝 시리즈를 완성하는 값진 한 방. 호잉의 시즌 7호포이자 개인 통산 1호 끝내기 아치다.
한화와 키움은 경기 내내 엎치락 뒤치락 시소게임을 이어가다 결국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연장에서도 키움은 10회초 1사 만루 기회를 병살타로 날렸고 ,한화는 별다른 소득 없이 10회말 공격을 삼자범퇴로 끝냈다. 하지만 진짜 하이라이트는 11회말에 준비돼 있었다.
키움 마운드는 올 시즌 세이브 1위를 달리고 있는 리그 최고 소방수 조상우가 계속 지키고 있는 상황. 하지만 호잉은 시속 155km에 달하는 조상우의 초구 직구가 높게 들어오자 힘껏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케 하는 타구. 여전히 많은 관중이 자리를 지키고 있던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환호로 뒤덮였다. 호잉은 1루로 향하다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것을 확인한 뒤 배트를 힘껏 던지며 승자의 포효를 내뱉었다. 한화 더그아웃의 선수들도 펄쩍펄쩍 뛰며 기뻐했다.
지난해 한화의 '복덩이 외인'으로 불리면서 큰 사랑을 받았던 호잉은 올해 개막 이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걱정을 안겼다. 일각에서 교체 가능성을 제기했을 정도다. 결국 한용덕 한화 감독이 직접 "호잉이 팀 사정상 중견수와 우익수를 왔다갔다 하느라 아무래도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교체 얘기가 나오게 해) 미안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더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호잉은 흔들리지 않았다. 키움과 주중 첫 경기인 14일 시즌 6호 솔로홈런을 터트려 팀 승리에 힘을 보탠 데 이어 15일에는 마침내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아치를 그렸다. 호잉의 날개짓과 함께 한화도 다시 살아나는 모양새다.
호잉은 경기 후 "끝내기 홈런은 야구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그래서 오늘 경기는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 같다"고 좋아하면서 "상대 투수가 빠른 직구를 잘 던지는 투수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쁘다"고 했다.
이어 "한동안 타격감이 좋지 않았는데, 점점 감이 올라오는 것 같다"며 "시즌은 길기 때문에 실투를 놓치지 않도록 집중해서 좋은 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