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그림자를 지운다. '롱 리브 더 킹'이 '롱 리브 더 킹'만의 색깔로 관객들과 소통에 나선다.
20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는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강윤성 감독)'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강윤성 감독과 배우 김래원, 원진아, 진선규 최귀화, 최재환, 차엽이 참석해 영화를 처음 소개하는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우연한 사건으로 시민 영웅이 된 거대 조직 보스 장세출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세상을 마꾸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역전극이다.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의 차기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영화계 안 팎의 관심을 이끌었다. 강윤성 감독은 '범죄도시'를 통해 제54회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 23회 춘사영화제 신인감독상, 18회 디렉터스 컷 시상식 올해의 신인감독상 등 유수 영화제에서 트로피를 거머쥐며 흥행과 작품성, 그리고 감독으로서 능력을 모두 인정받았다.
'범죄도시'가 실화를 바탕으로 강도 높은 액션과 마동석, 윤게상의 쫓고 쫓기는 라이벌 구도를 통해 재미를 극대화했다면,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누적 조회수 1억 뷰, 누적 구독자 197만 명의 레전드 웹툰 '롱리브더킹'을 영화화 하면서 속도감 있는 전개, 유쾌한 코미디,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향연을 담아낼 예정이다.
강윤성 감독은 "정치색은 없다. 요즘 한국 사회에서 민감한 부분이기도 한데 철저하게 오락영화로 집중하고 싶었다"며 "원작이 워낙 인기가 높아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원작 그대로를 영화로 만들어 주길 바라는 관객 분들이 있다면 다른 결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강윤성 감독의 '차기 픽'으로 낙점된 김래원은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을 통해 지금까지 출연했던 작품에서 보여줬던 모든 강점을 총망라한 인생 캐릭터 탄생을 예고한다. 탄탄한 내공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쌓아 올린 연기파 배우 입지를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래원이 연기한 장세출은 거대 조직 보스에서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캐릭터로,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자신의 목숨이 위급한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들을 먼저 구하는 인간적 면모를 보인다. 김래원은 영웅으로서 장세출의 진면목을 그려내는 한편, 고난도 액션을 직접 소화하고 목포 사투리까지 구사하며 남다른 노력을 쏟아 부었다.
김래원은 네티즌 투표 결과 장세출 싱크로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너무 감사하다. 더 부담을 가지고 더 열심히 참여했다"고 운을 뗀 김래원은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제작 전부터 영화화 된다고 했을 때 주목 받았던 작품이다. 강윤성 감독님의 전작인 '범죄도시'를 좋게 봐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실제로 제안을 주셔서 참여하게 됐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물론 새 감독, 새 현장인 만큼 여느 작품과 다름없이 적응 기간은 필요했다. 김래원은 "전날 대사를 외워가도 당일 현장에 가면 모든 것이 뒤바뀌어 있었다. 한 중반 정도 지난 후부터 여유가 생기면서 감독님 스타일을 파악하게 됐다. 대사도 안 외우고 갔다"고 회상해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 에피소드를 예로 든 김래원은 "어느 날 아침에 분장을 하고 있는데 감독님께서 들어 오시더니 '래원아, 신이 바뀌었어'라고 하시더라. 감독님이 나가신 다음에 스태프들에게 '이럴 줄 알고 어제 하나도 안 외웠지'라고 한 적도 있다"며 너스레를 떨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번 영화에 홍일점으로 참여한 원진아는 장세출의 반전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 강소현 역을 맡아 강단있는 캐릭터를 그려낸다. 강소현은 용역 현장에서 처음 만난 장세출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일침을 날리는 등 신념을 지키는 일이라면 망설임 없이 행동하는 캐릭터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진심으로 돕는 따뜻한 내면까지, 밝고 당당한 강소현은 관객들과 영화를 잇는 매개체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원진아는 "강윤성 감독님의 전작인 '범죄도시'를 봤다. 영화를 보면서 그런 느낌은 처음 받았다. 배우분들이 신나게 연기한다는 것이 영화로 느껴졌다. '나도 저런 감독님과 현장에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제안을 주셔서 참여하게 됐고 현장은 실제로 신나고 재밌었다"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에서 의사 캐릭터를 맡은 후 변호사 역할을 선보이게 된데 대해 "전문직 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 공부를 잘한 건 아니었는데 역할로 효도하고 있다"며 웃더니 "이전 캐릭터가 정의를 간접적으로 깨닫게 해준 역할이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직접적인 표현 방식, 열정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족 킬러 위성락은 광춘이파 보스 조광춘으로 컴백한다. 강윤성 감독과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하게 된 진선규는 장세출의 팔룡회에 칠적하는 광춘이파 보스 조광춘 역할을 맡아 위성락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뽐낸다. 조광춘은 싸움, 조직, 심지어 외모까지 세출에게 밀립며 은근한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는 인물. 목포 2선 의원 최만수(최귀화)와 손잡고 장세출의 당선을 막기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 넣는다.
진선규는 "위성락이 이유없이 잔인하고 극악무도했던 느낌이라면, 조광춘은 이유가 있는, 어쩔 수 없이 저렇게 할 수밖에 없는 악역이다"며 "오랜만에 악역으로 돌아오니 마음이 편하더라. '감독님 품으로 돌아와 악역으로 활개를 칠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털어놔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들과 함께 최귀화는 이번 영화에서 앞에서는 시민을 위한 국회의원으로 표심을 확실히 잡고 있지만 뒤에서는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최만수를 연기했다. 장세출이 시민들의 지지를 얻기 시작하자 그를 견제하기 위해 장세출의 라이벌 조직 보스 조광춘과 손잡은 최만수는 권모술수에 능할 뿐만 아니라 능청스럽고 천연덕스러운 모습으로 위기상황을 모면한다.
'범죄도시' 후광을 입고 출격하게 된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팀에는 꽤나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피할 수도 없다. 쏟아지는 관심만큼 높은 기대치를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보답할지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주목되는 이유다. 6월 개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김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