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10시15분(현지시간) 제72회 칸국제영화제(72th Cannes Film Festival) 메인 상영관 팔레 드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초청작 '악인전(The Gangster, The Cop, The Devil·이원태 감독)의 공식 상영 전 레드카펫 행사가 치러졌다.
이날 레드카펫에는 '악인전' 수장 이원태 감독을 비롯해 배우 마동석·김무열·김성규와 '악인전' 관계자들이 참석, 영광스러운 꿈의 무대를 걸었다. 본격적인 레드카펫 시작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원태 감독과 배우들은 이구동성으로 "영광스럽다"는 뜻을 전했다. 이원태 감독은 "꿈을 이뤘다"며 벅차했고, 마동석은 "진심으로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영화인들에게는 이 무대를 밟는 것이 꿈이다. 영화 상영 후 관객들의 반응도 궁금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 날은 김무열의 38번째 생일이었다. 생일날 칸 레드카펫을 밟는 운명적 한 수에 김무열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도 순간 순간 울컥하는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김무열이 "오늘이 내 38번째 생일이다. 기억에 남는 생일이 될 것 같다"고 하자 현지 리포터는 "생일 축하합니다"라며 또박또박 한국말 인사를 건네 감동을 더했다. 김무열의 아내 윤승아도 남편을 응원하기 위해 칸을 방문, 블랙 원피스를 차려입고 레드카펫을 걸어 눈길을 끌었다.
'데빌' 김성규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우리 데빌이다. 형사와 경찰에 쫓기는 연쇄 살인마다"라는 설명에 리포터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김성규를 바라봐 웃음을 자아냈다. 김성규는 "너무 영광이다. 바람이 너무 좋아서 기분 좋다. 날아갈 것 같다"며 즐거워 했다. '악인전' 레드카펫은 마동석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현장을 찾은 수 많은 관객들과 팬들은 환호성과 함께 "마동석"을 외치며 사진과 사인 요청을 쏟아냈다. 마동석은 특유의 다정한 미소를 띄우며 관객들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사인을 선물했다.
다소 늦은 상영 시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는 꽤 많은 포토 취재진이 '악인전' 팀을 반겼다. 최근 몇 년 새 해외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마동석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마동석은 '악인전' 팀원 중 가장 여유롭게 인사했고, 때론 영어로 소통했다. 마동석의 등판에 든든함이 느껴진건 당연하다.
이원태 감독과 세 배우는 전원 생애 처음으로 칸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들의 말처럼 칸 레드카펫은 영화인들에게는 꿈의 무대다. 턱시도를 차려입고 끈끈한 우정을 자랑하며 어깨동무를 한 '악인전' 팀은 벅차고 감동스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고, 긴장한 모습이 더 큰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이원태 감독은 '악인전'에 대해 "우리가 살고 있는 법이라는 제도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 싶어 만든 영화다"며 "한국의 수 많은 영화 감독과 작가들 중에는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들이 많다. 훌륭한 스토리텔러들이 계속해서 세계 무대로 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끊임없이 발전하고 성장하는 한국 영화의 위상을 자랑했다. '악인전'은 우연히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되었다 살아난 조직폭력배 보스와 범인 잡기에 혈안이 된 강력반 미친개, 타협할 수 없는 두 사람이 함께 연쇄살인마 K를 쫓으며 벌어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악인전'은 오후 10시30분 현지에서 상영을 시작했다. 뤼미에르 대극장 2600석은 '악인전'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은 관객들로 빼곡하게 들어찼다. 앞서 프레스 스크리닝 등을 통해 '악인전'을 관람한 외신과 관객들은 "강렬한 장르영화"라는 호평을 전했다는 후문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15일 개봉해 누적관객수 190만 명을 돌파, 흥행 순항 중이다. 칸영화제 초청 전 할리우드 리메이크가 확정되는 등 해외에서 큰 반응을 얻고 있어 공식 상영 후 평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72회 칸영화제 공식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