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리그1(1부리그)가 뜨겁다. 주중에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4라운드가 모두 종료된 지난 29일, 1위와 득점 선두가 또 바뀌었다. 경기가 끝날 때마다 선두 그룹의 순위가 뒤바뀌고, 득점왕도 엎치락뒤치락이다. '독주' 없이 매 경기가 치열한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는 중이다.
전북 현대는 지난 29일 춘천송암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14라운드 강원 FC와 원정경기서 3-2 펠레 스코어로 승리를 거두며 울산 현대가 지키고 있던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울산과 같은 9승3무2패(승점30)가 됐지만 다득점(29득점)에서 울산(23득점)에 앞서 순위가 바뀌었다. 12일 열린 리그 11라운드 맞대결에서 울산에 패해 선두를 넘겨준 뒤 3경기 만에 다시 1위 자리를 빼앗았다. 멀티골을 터뜨린 문선민과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손준호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러나 1위를 되찾았다고 해서 살얼음판 선두 경쟁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승점 차이 없이 2위를 기록 중인 울산이 언제 순위를 뒤집을지 모르고, 2위와 3위를 오가며 '현대가' 두 팀을 위협 중인 FC 서울(8승4무2패·승점28)의 기세도 무섭다. 14라운드에서 성남 FC를 상대로 역대 세 번째 팀 통산 500승 고지를 돌파한 서울은 상승세를 바탕으로 1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당장 다음 라운드 한 경기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세 팀의 순위가 서로 뒤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득점왕 경쟁도 선두권의 순위 경쟁만큼 치열하다. 조나탄·말컹·제리치 등 외국인 공격수들의 독주가 이어졌던 최근 몇 년간의 분위기와 다르게 올 시즌은 초반부터 여러 선수들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다. 14라운드를 마친 현재 득점 1위는 서울의 외국인 공격수 페시치(세르비아)다. 페시치는 14라운드에서 골을 터뜨리며 2위 김신욱(전북)과 같은 7골을 기록했으나 출전 경기 수가 더 적어 1위에 올랐다. 여기에 상주 상무 유니폼을 입고 물오른 발끝을 과시 중인 박용지까지 경쟁에 합류했다. 박용지는 올 시즌 14경기에서 6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4골) 기록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페시치·김신욱에 이어 득점 3위다. 타가트(수원)와 김인성(울산) 김승준(경남) 등도 나란히 5골을 기록하며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울산의 주니오가 득점을 몰아치며 앞서 나가는 듯 했다. 그러나 11라운드부터 득점왕 경쟁에 본격적인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됐다. 11라운드에서 나란히 득점을 기록한 김인성과 타가트가 주니오와 함께 5골을 기록하며 선두권을 이뤘고, 12라운드에선 페시치가 6호골을 터뜨리며 다시 앞서 나갔다. 그러자 13라운드에서 김신욱이 멀티골을 몰아치며 7골로 1위에 올랐고, 이번 14라운드에서 다시 페시치가 선두 자리를 빼앗는 등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말컹과 제리치가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크게 격차를 벌렸던 지난 시즌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1위부터 5위까지 5~7골 사이로 간격이 촘촘한 데다 그 아래로도 얼마든지 득점력 있는 선수들이 버티고 있어 앞으로 득점 경쟁은 더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