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수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전의 주인공으로 나선다. 타이틀은 '매혹, 김혜수'다.
28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고려호텔에서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김혜수 특별전'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번 특별전은 전도연, 정우성에 이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준비한 세번째 배우 특별전이다. '매혹, 김혜수'라는 타이틀로 마련된 이번 특별전에서는 김혜수가 직접 선정한 대표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첫사랑', '타짜', '열한번째 엄마', '바람피기 좋은 날', '모던보이', '이층의 악당', '도둑들', '차이나타운', '굿바이 싱글', '국가부도의 날' 등 총 10편이다.
김혜수는 '깜보'(1986)로 데뷔, 최근작 '국가부도의 날'(2018)까지 한국 영화의 최전선에서 다양한 매력을 선보여왔다. 이번 '매혹, 김혜수'는 김혜수의 특별한 행보를 짚어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제 삶의 많은 부분을 영화와 함께해왔다. 그 속에서 성장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게됐다. 이번 특별전은 지난 궤적들을 천천히 복기하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말한 김혜수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감사한 마음이 있었지만, 그런 감정을 넘어서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런 저에게 지속적으로 용기를 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세심하게 준비해주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운영진 덕분에 용기와 힘을 얻을 수 있게 됐다"며 특별전을 열게 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 해나갈 새로운 도전 속에서 이 시간이 큰 용기와 응원이 될 것 같다. 따뜻한 시선으로 이번 특별전을 바라봐주셨으면 감사하겠다"며 환히 웃었다.
이번 특별전의 타이틀은 '매혹, 김혜수'. 김혜수를 잘 설명해주는 단어 매혹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에 대해 김혜수는 "매혹이라는 말 자체가 매혹적이다. 배우라는 직업이 매혹과 떼어 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 특별전을 제안해 주시면서 '김혜수 매혹'이라고 해주셨을 때, 정말 기뻤다. 그 많은 수식어 중에 가장 적합하고 가장 누군가를 통해서 들어보고 싶은 단어였기 때문이다. 이 특별전이 정말 저에게 의미있는 이유 중 하나가 매혹이라는 단어이기도 하다. 나이와 상관 없이 매혹에 대한 열망을 잃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혜수는 그간 조직폭력배, 경제 전문가 등 다른 여자 배우들이 맡기 어려운 역할들을 많이 맡아왔다. 성별을 떠나 김혜수가 가진 그만의 존재감 덕분이다.
김혜수는 "배우로서 영화와 함께한 시간들이 짧다면 짧을 수 있겠으나, 짧다고 단정하기엔 저에겐 엄청난 시간이었다"며 "최근 10년간 그런 역할을 맡았던 것 같은데, 사회적인 요청, 영화계 내부적 흐름과 무관하지 않았다. 운 좋게 그런 기회들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캐릭터의 다양성, 비중을 놓고 형평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들 한다. 지금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끝없는 고민이 이뤄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과물로 보여지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시도들이 가치있게, 당연하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꿈꾸고 있다. 배우로서 그런 다양성, 성별을 넘어서는 존재감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배역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도전해보고 싶은 욕망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영화 100주년인 2019년 특별전의 주인공으로 선정된 것은 김혜수에게도 남다른 일일 터.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영화인 중 1인으로서 그는 "한국영화 100년이라는 뜻깊은 2019년이다. 한국영화는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다. 제가 경험한 30년 남짓한 시간 동안에도 영화는 큰 폭으로 진화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 영화는 다양하게 변화해 왔다. 최근 몇년 사이에는 대형 상영관, 기업화된 영화 구조 이런 것들로 인해 스케일이 큰 영화나 상업적인 영화를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그 반대에 있는 작은 영화, 소수의 취향을 존중하는 영화들을 놓치게 된다"면서 "그런 영화의 수가 줄어들었다는 숫자적 문제가 아니라, 그런 환경에 대해서 영화관계자들과 모두가 함께 고민해봐야한다"며 배우를 떠나 영화인으로서의 바람을 전했다.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6월 27일부터 7월 7일까지 11일간 부천 일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