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남 "제주 프런트 당일 이적 통보...비행기표도 못 구해"···최선 다해 '인천의 아들' 될 것
등록2019.07.04 17:10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이적을 추진한 구단 관계자들은 떠나는 순간까지 아무 말 없었어요. 만나지도 못했고요. 이적도 에이전트 통해 알았죠. 그래도 몇 년을 헌신한 팀인데…."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로 맞트레이드 된 김호남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4일 일간스포츠와 단독으로 전화인터뷰를 가진 김호남은 "어제 너무 갑작스럽게 이적을 통보 받아 비행기표를 못 구했다. 오늘 인천에 올라왔다"라며 "저를 응원해주시고 믿어주신 제주 홈팬들에게는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무방비 상태에서 이적을 통보받고 하루 만에 팀이 바뀐 김호남의 얘기다.
김호남에게는 이적 거부권은 없다. 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선수는 원소속 클럽에서의 계약조건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이적될 경우 거부할 수 없다. 김호남은 인천 남준재와 맞트레이드 과정에서 연봉이 소폭 인상됐다. K리그 이적 소식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김호남과 달리 남준재는 제주 이적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이미 지난 1일 알았다. 남준재는 3일 오후에 제주에 도착했다.
시즌 중에 정든 동료들을 뒤로하고 팀을 옮겨야 한다는 사실보다 아쉬운 건 제주 구단의 이별 방식이다. 김호남은 3일 오전까지 주말 수원 삼성 원정을 대비해 추가 슈팅 훈련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최근 5경기(4무1패)에서 승리가 없는 제주가 이기는 데 보탬이 되기 위해서다. 제주는 정규리그에서 부진을 거듭하며 강등권 11위까지 떨어졌다. 공격수 김호남은 최근 측면 수비수로 포지션까지 바꾸며 팀을 위해 헌신 중이었다. 제주에서 통산 기록은 60경기 8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적 사실을 알게 된 건 오전 슈팅을 훈련한 뒤, 같은날 점심시간 때였다. 김호남은 "2일 늦은 저녁에 에이전트로부터 수도권 팀으로 이적할 수 있다는 얘기는 들었다"라면서도 "하지만 그 다음날인 3일 점심을 먹고 다시 에이전트로부터 인천행을 통보받기까지 선수단 스태프나 구단 관계자로부터 그 어떤 말도 듣지 못했다. 구단은 미리 알고 있었을텐데…"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몇 년간 팀을 위해 뛴 선수에게 미리 언질이라도 해줬으면 새 집도 알아보고 마음의 준비도 할 수 있었을텐데…"라고 했다.
제주 구단 관계자는 "이적이 아주 급박하게 이뤄졌다. 에이전트가 김호남에게 이적 사실을 전달하기 불과 2시간 전에 이적이 확정됐다. 워낙 급하게 이뤄지다보니 트레이드 대상이 될 거라는 얘기를 선수에게 알릴 여력이 없었다. 직접 만나진 못했지만, 에이전트를 통해 선수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했다. 김호남은 제주 클럽하우스 내 구단 사무실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살았다. 매일 운동하는 훈련장도 클럽하우스 내에 있다.
김호남은 아쉬움을 딛고 인천 공격진에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다. 그는 "제주에서 한 슈팅 훈련의 성과를 인천에서 보이겠다"라며 "별명인 '호남의 아들' 대신 '인천의 아들'로 불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