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우성과 김하늘이 없었더라면, '바람이 분다'가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완성될 수 없었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사랑과 가족애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전하며 현실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16일 종영된 JTBC 월화극 '바람이 분다'에는 주어진 시간 안에서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김하늘(수진)의 모습이 그려졌다. 감우성(도훈)의 상태는 날로 안 좋아졌지만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 그것을 누리기 위해 열을 쏟았다.
이러한 김하늘의 노력에도 감우성은 이전으로 돌아오기 힘들었다. 잠시 잠깐 내가 누군지 아느냐는 물음에 "당연히 알지. 내가 절대 잊을 수 없는 이수진. 놀라고 힘들었겠다.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장면을 끝으로 눈빛이 다시금 흐릿해졌다. 아주 잠깐 돌아왔다가 떠나 버린 상황. 김하늘은 그 모습에 "가지 마"라고 오열했다. 너무도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기억을 잃고 점점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모습으로 변해버렸지만 김하늘과 딸 홍제이(아람)는 그 곁에서 함께했다. 그렇게 막을 내렸다.
'바람이 분다'는 감우성, 김하늘표 절절한 멜로 감성이 무르익은 작품이었다. 본격적인 멜로를 예고한 5회부터 감우성의 절절한 연기가 봇물을 이뤘다. 알츠하이머 증세가 심해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연기했다. 눈빛부터 작은 손동작 하나, 발동작 하나까지도 신경 쓴 디테일한 연기였다. 11kg 감량까지 감행해 현실감을 살린 감우성이었다. 김하늘은 남편 감우성의 진짜 사랑을 깨닫고 중반부 이후 애틋한 사랑을 보여줬다. 지칠 법도 하지만 사랑의 힘으로, 가족의 힘으로 이겨내는 과정을 잔잔하게 작품 안에 녹여냈다.
멜로킹과 멜로퀸, 멜로 장인들의 만남으로 초반부터 기대를 모았던 '바람이 분다'는 '역시'란 반응과 함께 이름값을 톡톡히 보여줬다. 잔잔한 감성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