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완과 김하진은 최근 종영한 '슈퍼밴드'에서 퍼플레인 팀으로 최종 3위를 했다. 팬들에겐 아쉬운 결과였지만, 두 사람은 순위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무대를 마친 뒤 좋은 평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슈퍼밴드'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뮤지션을 만나고 새로운 음악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 만족했다. 두 사람은 '슈퍼밴드'를 반드시 우승을 해야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기 보다는 음악을 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여겼다. 그래서인지 무대를 치열하게 준비하면서도 정작 순위 발표나 평가를 받는 자리에선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같이 음악을 했고, 일상처럼 악기 연습을 하고 곡 작업을 해온 두 사람. 오랜 시간 다져온 실력과 내공을 매 라운드에서 아낌없이 보여줬다. 양지완은 일렉 기타 연주 실력 뿐만 아니라 퍼플레인의 프런트맨으로서 리더십과 참신한 기획력을 보여줬다. 김하진도 팀에 조화를 이루면서도 흠 잡을 데 없는 베이스 연주로 호평 받았다.
'슈퍼밴드'로 더욱 음악 내공이 단단해진 두 사람은 또 다른 도전을 준비 중이다. 듀오 밴드 신빛으로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슈퍼밴드'에서 다 보여주지 못 한 걸 앞으로도 계속 음악 활동하면서 보여주고 싶다"며 새롭게 들려줄 음악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슈퍼밴드'를 끝낸 소감은. 양지완(이하 양) "'슈퍼밴드'에 나와서 다양한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고, 여러가지 기회를 얻은 것 같아서 좋다. 계속 밴드 음악을 하고는 있었지만, 만나기 힘든 분야의 사람들까지 만나면서 다양한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니 방송에서 보여준 것 보다 더 많은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김하진(이하 김) " 아쉬운 점이 많은 것 같다. 또 뭔가 시원 섭섭한 마음도 있다. 경연이 끝나고 월요일이면 밤새고 작업을 해야하는데 이젠 프로그램이 끝나고 매주 월요일엔 정해진 게 없으니깐 허전한 마음이 있는 것 같다."
-아쉽게 최종 3위를 했다. 양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기 때문에 어떤 결과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됐었던 것 같다. 팀 서열을 정하는 순위 보다는 음악과 무대에 대한 좋은 평가, 좋은 점수가 더 중요했던 것 같다." 김 "하고 싶은 음악을 했기 때문에 순위엔 연연하지 않았다."
-경연이 다 끝난 뒤 퍼플레인 멤버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양 "한동안 24시간 거의 매일 붙어있어서 그런가 만나도 심각한 이야기를 안 한다. 생방송이 다 끝난 뒤에 뒤풀이 자리에 가서도 그런 분위기의 연장선이었다. 그리고 앞으로의 활동이나 퍼플레인의 미래나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는게 다같이 팀을 하고 싶은 마음을 잘 알고 있고 그 마음을 굳이 말로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 물론 여러가지 현실적인 상황들을 고려해야하지만, 앞으로 같이 공연을 하거나 음악 작업을 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김 "매번 당장 눈 앞에 벌어진 다음 라운드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1등 하자는 이야기만 해서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의 이야기에 대해선 나누지 않았다." 양 "사실 그렇다. 다같이 있으면 그냥 중고등학교 때 만나서 노는 친구들 같다. 장난치고 놀리는 그런 친구들 말이다."
-퍼플레인 단체 문자 채팅방은 있나. 김 "당연히 있고, 너무 자주 울려서 알림을 무음으로 해둬야한다." 양 "주로 서로 놀리고, 이상하게 찍힌 사진을 올린다."
-인기 실감하나. 양 "혼자 영화보러 갔는데 그 때가 결선을 치르고 난 뒤였다. 몇 몇 알아본 분들이 결과가 너무 아쉽다는 말을 하더라. 팬 분들 덕분에 힘을 많이 얻고 있다. 2주마다 새로운 무대를 준비하는 게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팬 분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음악을 듣고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니 감사했다." 김 "아직 방송이 끝난지 얼마 안 되서 잘 모르겠지만, 파이널 생방송 때 팬 분들이 주신 도시락을 보고 좀 실감하긴 했다. 정말 감동했다. 전복부터 소고기 등등 몸에 좋다는 건 다 들어 있었다. 이렇게까지 신경 써주는 게 너무 감사했다."
-'슈퍼밴드'를 통해 얻은 건 무엇인가. 김 "음악을 하는 많은 사람들. 정말 생각하지도 못 한 다양한 장르의 사람과 친해지고,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았다." 양 "음악과 사람을 얻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그동안 해보지 않은 여러가지 경험을 한 것 같다. 바이올리니스트, 첼리스트 등을 만난 게 특히 좋았다. '톱밴드'를 해봐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힘든 건 알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니 다시 한 번 오디션에 출연해 그 속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아이디어를 얻고 싶었다. 처음 '슈퍼밴드'를 참가했을 때 생각했던대로 많은 걸 얻었고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슈퍼밴드'를 본 가족들의 반응은. 김 "좋아했다. 부모님이 공연장에 한 번도 온 적 없는데 이번 파이널 생방송 때 처음 왔다. 부모님 앞에서 공연한 게 처음이라서 좀 부담되긴 하더라.(웃음)" 양 "부모님께 중학교 때 '나 음악할래'하고 나서 중학교 때부터 전국에 있는 대회란 대회는 다 나갔다. 입상을 해서 상금도 받고 그 돈으로 악기도 사고 연습실도 빌렸다. 혼자 돈을 모아서 음악을 하는 모습을 보고는 언젠가부터 부모님도 '혼자 뭐든 할 수 있겠다'고 믿어주신 것 같다. '톱밴드'에 출연했을 때도 그렇고 이번에 '슈퍼밴드'에 출연했을 때도 그렇고 이제 부모님은 이 모든 게 내가 음악을 하는 과정 중에 하나겠지 라고 생각하고 묵묵히 바라봐주시는 것 같다."
-두 사람은 학창시절 때부터 계속 음악을 해왔다고. 양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만났다. 그때는 각자 다른 학교에 다니면서 다른 밴드 소속이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하진이가 무대 리허설하는 걸 보고 같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이후로 같은 팀이 되고 고등학교도 똑같은 곳으로 갔다. 학교가 끝나는 시간이 같아야 연습을 맞춰서 할 수 있어서 같은 학교에 갔다." 김 "음악을 하는 친구고 밴드를 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같이 밴드를 하자고 했고, 나 역시 약간 센 음악을 하는 밴드를 하고 싶어서 지완이가 하는 밴드로 갔다."
-오랜시간 지치지 않고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뭐였나. 양 "별다른 건 없다. 내 삶에서 음악을 빼면 아무것도 없다. 그냥 하루 일과처럼 매일 음악을 하고 있다. '슈퍼밴드'가 끝난 다음 날도 연습실에 와서 평소처럼 연습하고 음악 작업하고 그랬다."
-그동안 활동했던 카딘이라는 밴드는 해체하고 이제 두 사람이 신빛 이라는 새로운 밴드로 활동할 예정이라고. 양 "한국에 없었던 형태의 뮤지션, 밴드로 활동하고 싶다. 해외엔 듀오로 프로듀싱하고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고 공연도 하는 팀이 있지만 우리나라엔 아직 많지 않은 것 같다. 새로운 형태의 밴드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 우리가 직접 프로듀싱한 앨범도 낼 예정이다. 8월로 발매 시기를 보고 있다. 5곡 정도 수록할 예정이다. 연주곡도 있고, 곡에 잘 맞는 보컬과 함께하는 트랙도 있을 것 같다." 김 "다양한 걸 해보고 싶다. 록 등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고 싶다. '슈퍼밴드'에서 다 못 보여준 모습을 신빛 활동을 하면서 더 보여주고 싶다. 다양한 뮤지션과의 컬래버레이션도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슈퍼밴드' 참가자 중에 함께 작업하고 싶은 뮤지션은. 김 "이주혁, 이찬솔 님. 목소리가 정말 멋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느낌의 목소리는 처음 들었다. 꼭 한 번 같이 해보고 싶다." 양 "정솔 님. 같이 한 번 해보고 싶었던 참가자였는데 같이 못 해서 아쉬웠다.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같이 작업하고 싶다."
-앞으로 계획은. 양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꾸준히 매일 매일 일상처럼 음악을 계속 할거다. 가족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만난 사람이 하진이다. 쉬는 날 없이 연습실에서 작업하고 연습하고 그랬다. 흔들리지 않고 해왔던대로 흐름을 이어가면서 음악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