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노민우(32)가 4년 만에 공백기를 훌훌 털고 MBC 월화극 '검법남녀2'와 함께 활짝 뛰어올랐다. 29일 종영된 이 작품은 다음 시리즈 제작을 예고한 열린 결말로 마침표를 찍었다. 어떠한 결말이 나지 않아 시청자들을 의아하게 만들었지만, 이것은 '검법남녀' 시즌3를 예고한 스토리다. 노민우는 "결말에 만족한다.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극 중 무려 1인 3역을 소화했다. 과거 상처를 숨기고 진료하는 응급실 의사 장철, 의문의 남자 닥터K, 그리고 아들에게 가정 폭력을 가하는 엄마로 빙의된 모습까지 극과 극을 오갔다. 절대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부담감이 극심해 촬영하는 내내 잠을 제대로 잔 적이 없다고 밝힌 노민우는 "그래도 잘 끝나 다행이다"라고 안도했다. 4년만 복귀작의 무게를 잘 이겨냈다. 시즌1을 뛰어넘은 형만 한 아우를 완성했다. 그 중심엔 노민우가 있었다.
-종영 소감은.
"내용이 워낙 탄탄해 잘 마무리가 된 것 같다. 물론 좀 더 잘하고 싶었던 지점도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부담감이 컸을 것 같다.
"이중인격도 아닌 삼중 인격으로 나온다. 부담이 많이 됐었는데 감독님이 중요한 캐릭터라고 많이 얘기했고 그 기대를 저버리면 안 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촬영했다. 지난 2월부터 촬영했는데 반년 가까이 잠을 설쳤다. 푹 잔 적이 없었다.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사이코패스 영화, 살인마 영화들을 계속 찾아봤다. 잔인한 신들을 보고도 무감각할 정도로 봤다. 그래서 그런지 평상시 생활할 때 감성이 어두워지고 폐쇄적으로 변했다. 완벽한 집돌이가 됐다."
-종방연 분위기는 어땠나.
"주변에서 꼭 혼자 여행 좀 다녀오라고 하더라. 아직 떠나지 못해 활짝 웃을 일이 별로 없다. 이제 이 모습이 내 자체도 익숙해진 것 같다. 대본리딩 때 내가 처음으로 등장했을 때 사람들이 악마의 아들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 난 그때 웃지를 못했다. 역할이 어렵기도 했고 워낙 대선배들과 함께하니 쉽지 않은 자리였다."
-그럼에도 형만 한 아우를 만들었다.
"시즌1에 출연했던 배우들 대부분이 의리로 출연했다. 국과수 팀은 팀워크가 너무 좋았다. 대본리딩부터 화기애애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난 낯을 많이 가려 어울리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시청률이 잘 나와 모두가 해피한 부분도 있지만 방영 전부터 해피한 분위기였다. 내용 자체는 무겁고 어려운데 항상 농담 가득하고 유쾌했다."
-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외롭지 않았나.
"아무래도 혼자 찍는 신이 대부분이었다. 가끔 같이 모여서 찍게 되면 혼자 다른 드라마를 찍는 기분이었고 어색했다. 그렇다 보니 긴장이 됐다. 국과수 부검실에서 찍는 신이 있었는데 긴장이 너무 됐다. NG를 낸 후 패닉이 왔다. 그때 정재영 선배님이 괜찮다고 다독이면서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줬다. 덕분에 페이스를 되찾고 촬영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
-처음에 어디까지 알고 투입됐나.
"전부 알고 들어갔다.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하면서, 상의를 많이 하면서 촬영했다. 초반부에 장철 캐릭터는 무기력하고 냉철하지만 어두운 면이 있는 호흡을 끌고 가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 수위를 맞춰 갔다. 그러다가 닥터K가 되거나 변하는 신들이 있을 때마다 수위를 조절해서 갔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신경 쓰면서 갔고 그게 제일 어려웠다."
-닥터K와 장철의 내면적 싸움이 인상적이었다.
"그 촬영을 할 때 목이 너무 많이 쉬었다. 다음 날 근육통이 올 정도로 힘을 쏟았다. 감독님이 되게 괴롭혔다. 하지만 편집본을 보고 감독님의 깊은 뜻을 헤아리게 됐다. 두통이 와서 뒷골이 당길 정도였지만 그만큼 완성도 높은 장면이 나온 것 같다."
-작품을 할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인가.
"유독 이번 작품이 그랬다. 불안해서 잠에서 깨 대본을 읽다 잤다. NG 나는 꿈도 꾸고 그랬다."
-연기에 대한 호평을 받았다.
"평소 악플을 보면 페이스가 흔들리게 될까 봐 댓글을 자세히 안 본다. 주위에서 친한 형들이나 선배님들이 잘하고 있다고 얘기해줘서 기분 좋게 연기했다."
-노도철 감독이 시즌3에 대한 언급을 따로 하지 않았나.
"시즌3까지 염두에 두고 시즌1, 시즌2를 가는 것 같더라. 감독님께선 이미 시즌3의 디테일한 장치까지 해둔 것 같다. 시즌3도 엄청난 반전과 디테일이 있어서 작가님, 감독님께 천재라고 했다."
-결말이 시즌3 100% 출연을 예고한 것 아닌가.
"다시 찍으면 두통이 시작될 수도 있지만 일본이나 미국을 보면 시즌제 드라마가 자리를 잡고 있지 않나. 배우들이 그 시즌이 끝날 때마다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다시 뭉치는 게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다음 시즌을 한다면 모두가 달려와 뭉칠 것이다. 시즌3를 한다면 더 독해진 장철, 오만석(도지한), 김영웅(양계장)의 합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