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10대 그룹 상장사가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현금 보유액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재벌닷컴이 자산 상위 10대 그룹 계열 상장사 95곳의 2019년 반기보고서를 조사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6월 말 현금 보유액은 총 24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6월(223조7400억원)보다 18조4600억원(8.3%) 증가한 수치다.
현금 보유액은 지배회사와 종속회사가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 현금화가 용이한 단기금융상품, 금융기관 예치금 등을 합친 금액이다.
이들 상장사의 올해 현금보유액 증가는 이익을 많이 냈기 때문이 아니라 투자를 줄이고 단기금융상품 등 보유액을 늘린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10대 그룹 상장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40조3500억원으로 전년(72조6600억원) 대비 44.5%나 줄었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16조8600억원으로 1년 새 53.0% 감소했으나 현금 보유액은 11조1000억원으로 오히려 13.2% 증가했다.
SK그룹도 영업이익(6조6300억원)이 60.3% 급감했지만 현금 보유액(25조1900억원)은 14.5% 늘었다. 농협 그룹은 영업이익(4100억원)이 10.2% 증가한 가운데 현금 보유액(1조700억원)은 40.6%나 뛰었다.
LG그룹은 영업이익(1조3800억원)이 32.7% 줄어드는 사이 현금 보유액(13조7500억원)도 3.7%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은 영업이익(5조7800억원)과 현금 보유액(25조1900억원)이 각각 18.6% , 6.6% 함께 늘었다.
이들 기업 가운데 현금 보유액 1위는 삼성전자(99조3000억원)였다. 이어 현대차(17조9800억원), SK(11조9800억원), 현대모비스(10조9500억원) 등의 순이었다.
안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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