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법원의 국정농단 사건 최종 판결을 앞두고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26일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충남 아산 사업장을 방문, 경영진 회의를 주재하고 생산라인 등 현장을 둘러봤다.
이 부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며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며 "기술만이 살 길"이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글로벌 LCD 패널 단가 급락 등에 따른 업황 부진을 반영해 일부 생산라인의 감산을 검토하는 등 사실상 '비상체제'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 부회장의 이번 행보가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강화 등에 따른 영향과 대책에 대해서도 경영진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인 김기남 부회장과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동훈 대표이사 사장·김성철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남효학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곽진오 디스플레이연구소장(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 측은 이날 이 부회장의 현장 방문에 "중국 패널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수익성 악화가 심화하고 있는 시장 상황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는 임직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미래 혁신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당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사업장 방문은 이달 들어 4번째다. 앞서 6일 삼성전자 충남 온양사업장과 천안사업장, 9일 경기도 평택사업장, 20일 광주사업장을 연이어 찾았다.
일부에서는 이 부회장의 현장 경영에 대해 오는 29일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모두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이 부회장만 집행유예로 구속상태서 풀려났다. 이날 판결에 따라 다시 구속될지 여부가 결정된다.
권오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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