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역사박물관 내부 모습. 한국관광공사 제공] 일본의 경제보복이 계속되고 있는 요즘, 일제강점기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식민지역사박물관’에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
식민지역사박물관은 국내 최초 일제강점기 전문 박물관이다. 국권피탈 108주년인 지난해 8월 29일 서울 용산구 청파동에 문을 열었다. 건립준비위원회가 발족한 지 11년 만이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옮겨 온 5층 건물의 1~2층 460여 ㎡ 공간에 식민지역사박물관이 들어섰다. 2층 상설전시관은 일제 침략사와 독립운동사를 아우르는 자료로 가득하다.
상설전시관은 ‘일제는 왜 한반도를 침략했을까’ ‘일제의 침략 전쟁, 조선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한 시대의 다른 삶―친일과 항일’ ‘과거를 이겨내는 힘,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등 4부로 나뉜다. 동선에 따라 전시물을 살펴보면 일제 침탈의 역사와 그에 부역한 친일파의 죄상, 항일 투쟁의 역사, 35년 식민지의 흔적이 후세에 미친 영향까지 낱낱이 알 수 있다.
을사늑약에 가담한 권중현이 받은 한국 병합 기념 메달과 증서가 유독 발걸음을 붙든다. 메달이 아직 반짝반짝 빛나고, 증서의 글씨도 또렷하다. 을사오적 권중현은 강제 병합 후 조선총독부의 자문 기구인 중추원 고문에 임명, 1920년까지 해마다 1600원을 수당으로 받았다.
1907년 1월 고종 황제가 을사늑약이 무효임을 밝힌 친서가 ‘대한매일신보’에 발표된 직후, 권중현은 을사오적 암살을 기도한 나인영, 오기호 등에게 저격당했으나 목숨은 잃지 않았다.
이밖에 3·1독립선언서 초판본, 동학 의병 관련 자료 등 희귀한 자료가 전시된다.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국무위원을 지낸 차리석 선생, 문화부장을 지낸 김상덕 반민특위 위원장, 건국동맹의 채충식 선생, 부민관 폭파 의거의 주역 조문기 선생의 유품도 볼 수 있다. 박물관에 전시된 400여 점, 서고에 보관된 기록물까지 합하면 소장품이 7만점 가까이 된다고 한다.
지난해 12월에는 영화 배우 정우성이 박물관에 다녀가 화제가 됐다. 박물관이 공개한 방명록에는 그의 사인과 함께 ‘대한민국에는 친일이 어떻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우리는 알아야 한다’고 쓰여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 관람료는 어른 3000원, 청소년 1500원(올 12월까지 무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