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방송된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서는 최장수 혼성그룹 코요태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올해로 20년이 된 국내 최장수 혼성그룹 코요태. 왕복 10시간이 넘는 시간을 고속도로에서 보낼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이들은 무대에 설 수 있음에 감사해했다. 신지는 "감사하게도 공연이 많은 편이다. 우리랑 나이를 같이 먹어간 분들이 이제는 아이한테 그 노래를 들려준다. 우리가 정말 오래했다"며 격세지감을 느꼈다.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만큼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세 사람은 서로를 누구보다 위했다. 빽가는 "신지가 당찬 모습 때문에 센 캐릭터로 느껴질 수 있는데, 실제로는 굉장히 여린 모습도 있다"고 말했고, 김종민은 "신지는 혼자 상처받다가도 쿨하게 지나간다. 우리가 걱정하는 걸 미안해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신지는 "제가 여자라 좀 더 예민한 것들도 있고 워낙에 정확한 걸 선호하는 성격이라 할 말은 해야 하는 편"이라며 자신의 성격을 받아주는 빽가와 김종민에게 고마워했다.
또 빽가는 "신지가 코요태"라며 그룹의 중심에 신지가 있음을 확언했고, 김종민 역시 "신지가 아니면 안 되는 자리다. 그 자리에 다른 누군가가 있었다면 안 되지 않았을까"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김종민과 신지, 빽가는 각자 힘들었던 시간을 떠올렸다. 김종민은 군 대체복무를 마치고 복귀했던 예능프로그램에서 혹평을 받았던 시기를 언급하며 "시간이 해결해준 것 같다. 아직 잘 버티고 있는 거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신지의 위기는 가수로서 최악의 상황인 '무대공포증'이었다. 온 몸이 떨릴 만큼 심한 두려움을 느꼈다는 신지는 "무대가 끝나고 계단에서 내려오자마자 실신했다더라. 그때부터 스스로 많이 무너졌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노래하는 게 좋아서 가수가 됐던 나인데 그런 상황이 되니까 내 자신이 너무 싫었다"며 무대공포증과 함께 겪었던 우울증을 고백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김종민은 "(신지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말 밖에 없었다. 그런데 신지에게 그게 와닿겠느냐"며 "어떻게 해줄 수 없는 상황에서 그런 모습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어 힘들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그룹의 존폐가 현실적으로 닥쳤던 건 빽가의 뇌종양 투병이었다. 2009년 뇌종양 진단을 받았던 빽가는 "내가 아파서 코요태라는 그룹에 폐를 끼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멤버들에게 '코요태를 안 하겠다'고도 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끝까지 자신을 놓치 않고 끌어 당겨준 신지와 김종민에게 진심 어린 고마움을 전했다. 2010년 뇌종양 제거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빽가는 건강한 모습으로 코요태에 복귀했다.
코요태 리더 김종민은 "무의식중에 멤버들끼지 서로 의지를 많이 했다. 내가 어디서 맞고 오면 멤버들이 뭐라도 해줄 것 같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를 들은 신지는 "예전에 종민 오빠가 '신지야, 넌 어디가 제일 편해?'라고 묻더라. '집'이라고 답했더니, 코요태 멤버 모두의 집이 코요태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신지는 "멤버들 너무너무 고맙고 사랑해"라며 함께한 김종민, 빽가에게 애정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