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내셔널스일까, 밀워키 브루어스일까.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디비전시리즈 상대는 이들 두 팀 중 하나다. 밀워키로 결정될 경우, 류현진(32)과 NC 다이노스 출신 에릭 테임즈(33)의 투타 맞대결이 성사될지도 관심거리다.
LA 다저스는 23일 류현진의 호투로 콜로라도 로키스를 꺾고, 정규시즌 100승(56패) 고지에 올랐다. 남은 6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내셔널리그(NL) 전체 승률 1위를 확정한다. 승률 1위는 의미가 크다. 디비전시리즈(NLDS, 5전 3승제)와 챔피언십시리즈(NLCS, 7전 4승제)에서 홈 경기를 한 경기 더 한다. 다저스는 홈 승률(0.728)이 원정(0.547)보다 훨씬 높다.
더 큰 이점은 와일드카드 경기 승자와 NLDS에서 맞붙는다는 점이다. MLB 포스트시즌(PS)에는 3개 지구 우승팀, 그리고 우승팀을 뺀 나머지 팀 중 승률이 높은 2개 팀이 나온다. 단, 와일드카드 두 팀은 먼저 단판 승부를 벌인다. 에이스 투수를 투입할 수밖에 없다. 결국 NLDS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내셔널리그에선 최근 3년 연속으로 리그 승률 1위 팀이 NLCS에 진출했다.
치열했던 와일드카드 경쟁의 승자 두 팀은 워싱턴과 밀워키로 좁혀졌다. 워싱턴(86승69패)과 밀워키(86승70패)가 시카고 컵스(82승74패)에 각각 4.5경기, 4경기 차로 앞서 있다. 잔여 경기가 5~6경기뿐이라 컵스의 역전은 힘들어 보인다. 밀워키는 내심 중부지구 1위 세인트루이스(90승67패) 추월도 노리지만, 맞대결이 없어 뒤집기는 어렵다.
워싱턴과 밀워키는 최근 포스트시즌에서 다저스를 괴롭힌 팀들이다. 밀워키는 지난해 다저스를 상대로 NLCS를 7차전까지 끌고 갔고, 다저스가 4승 3패로 이기고 월드시리즈에 나갔다. 당시 밀워키는 선발진 열세에도 불구하고, 조시 헤이더와 브랜던 우드러프 등 불펜진을 앞세워 다저스를 물고 늘어졌다. 류현진은 2, 6차전 선발로 출전했지만, 모두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워싱턴은 2016년 NLDS에서 다저스와 만났다. 다저스가 결국 3승2패로 승리했다. 하지만 당시 워싱턴은 맥스 셔저-태너 로어크-지오 곤잘레스 등 선발진을 앞세워 2승1패로 앞서 나갔다. 다저스가 뒷심을 발휘해 4, 5차전을 따내면서 NLCS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무엇보다 국내 팬들 관심사는 밀워키 1루수 테임즈와 류현진의 대결이다. 2014~16년 NC에서 뛴 테임즈는 KBO리그를 평정했다. 특히 2015년 타율 0.381, 47홈런·140타점·40도루의 ‘괴물’ 같은 성적을 냈다. 류현진이 2012시즌 뒤 미국으로 건너가 두 선수가 맞붙을 기회가 없었다. 2017년 테임즈가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둘은 시범경기에서 만난 게 전부다. 류현진은 부상 탓에 등판 기회가 적었고, 지난해 경우엔 부진했던 테임즈가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빠졌다.
올 시즌 둘은 나란히 재도약했다. 류현진은 아시아인 최초로 MLB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눈앞에 뒀다. 디비전시리즈 1 또는 2차전 선발이 유력하다. 테임즈는 타율 0.250, 23홈런, OPS 0.854를 기록하며 주전으로 복귀했다. 밀워키가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이긴다면, 그다음은 둘의 맞대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