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는 27일 대구 삼성전에서 6이닝 동안 공 91개를 던지면서 볼넷 없이 3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해 팀의 4-0 승리를 뒷받침했다. 시즌 9승(3패) 째. SK는 이 승리와 함께 턱밑까지 쫓아왔던 2위 두산과의 게임차를 다시 1경기로 늘렸다.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는 '3'으로 하나 줄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소사를 향한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컸던 게 사실이다. 소사가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하면서 페이스가 현저히 떨어졌던 데다 KBO 리그 복귀전이었던 지난 6월 9일 삼성전에서 4이닝 8실점으로 무너진 전력이 있어서다.
소사는 LG에서 뛰던 2017년 4월 6일 잠실 경기 이후 2년 5개월 동안 삼성전 승리가 없었고, 지난해 6월 10일 대구 경기 이후로는 3연패에 빠져 있었다. 중요한 길목에서 하필이면 '천적'과 맞닥뜨리게 된 모양새였다.
하지만 소사는 3개월 반만에 다시 만난 삼성을 상대로 과거의 아쉬움을 확실하게 풀었다. 1회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우전 안타와 2루 도루를 잇따라 허용했지만 맥 윌리엄슨-구자욱-다린 러프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을 차례로 아웃시키고 실점을 막았다.
이후는 일사천리. 2회부터 5회까지 네 번의 이닝을 모두 세 타자씩 상대하면서 빠르게 지워나갔다. 2·3회와 5회는 삼자범퇴였고, 4회는 선두타자 윌리엄슨을 우중간 안타로 내보낸 뒤 1사 후 러프를 유격수 병살타로 솎아내 가볍게 마무리했다.
소사는 6회에도 다시 선두타자 박계범을 유격수 내야 안타로 출루시켰지만, 김도환과 박해민을 각각 외야와 내야 뜬공으로 잡아내 한숨을 돌렸다. 또 박계범의 2루 도루로 계속된 2사 2루서는 윌리엄슨과 10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을 잡아내 무실점 경기를 완성했다.
기분 좋게 임무를 완수한 소사는 7회부터 문승원에게 공을 넘겼다. 팀의 1위 수성에 결정적인 힘을 보탠 것은 물론, 포스트시즌의 활약까지 다시 기대케 한 성과였다.
소사는 경기 후 "오늘은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던지자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포수 이재원의 리드가 좋았고 직구보다 변화구의 움직임과 제구가 좋아 적절히 사용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어 "시즌 마지막 등판을 마쳤으니 포스트시즌 전까지 몸 관리를 잘해서 팀이 우승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