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가 적극적인 자사주 매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만 네 번째다. 국내 전반적인 오프라인 유통 업계 실적이 정체한 가운데 대표가 먼저 나서 시장에 자신감과 책임경영 시그널을 보내는 것으로 읽힌다. 하이마트는 대표의 공격적인 자사주 매수 행보 속에 500억원에 달하는 중고가전 보상판매 및 프리미엄 매장을 확대하며 승부를 걸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대표는 4일 회사 주식 8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주당 3만993원에 5000주, 나흘 뒤인 이날 주당 3만120원에 3000주를 각각 취득했다. 이로써 이 대표의 보유 주식은 1만5000주(0.06%)에서 2만3000주(0.10%)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 벌써 네 번째 매수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자사주를 각각 3000주씩 총 6000주를 사들였다.
최근 하이마트의 여건은 썩 좋지 않다.
1일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마트의 3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21.4% 줄어든 509억원이었다.
증권업계가 내놓은 전망치도 어둡긴 마찬가지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하이마트의 3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1조900억원, 영업이익은 37.1% 급감한 407억원으로 잡았다.
예년처럼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지 않으면서 여름철 성수기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어컨 등 대형가전 판매율이 낮았다. 온라인 판매 비중 증가에 따른 GP마진율(판매총액 대비 매출액)도 떨어졌다. 주 52간제 도입에 따른 신규 직원 채용 등 투자도 있었다.
반면 글로벌 브랜드상품 소싱과 자체브랜드(PB) 확대 및 온·오프라인에서의 차별화 등 노력은 아직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에어컨 판매가 급감하면서 백색가전 매출액이 1% 역신장한 것으로 보인다. TV와 핸드폰 판매도 지난해 대비 각각 12%, 10% 줄어들 것"이라며 "인건비와 지급수수료 등 고정비는 증가해 영업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이 대표의 자사주 매수 행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단기적 주가 방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경영진의 주가 관리에 대한 의지와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어서다.
이 대표의 대대적 지원 속에 하이마트는 마케팅에 고삐를 쥐고 있다.
하이마트는 오는 10일부터 한 달간 총 500억원 규모의 ‘중고가전 교체 보상판매 대전’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치냉장고·냉장고·TV·세탁기·의류건조기·전기레인지 등 백색가전 7종이 보상 품목이다.
하이마트는 같은 종류의 가전을 반납하면 다른 제품을 구매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엘포인트를 최대 30만 포인트까지 제공한다.
동시에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프리미엄 매장인 '옴니채널'을 연내 전체 매장의 10% 정도까지 바꾼다는 계획은 밀고 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 대표의 자사주 매수가 얼마나 실질적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면서도 "임원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와 책임 경영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