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새로운 풍경을 만들었다. 랜드마크는 보랏빛 옷으로 갈아입고 방탄소년단을 맞이했고 여성들의 함성은 리야드 스타디움을 가득 채웠다.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이 11일(현지시각)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킹 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투어 '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를 열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경제 개혁의 일환으로 해외 가수 최초로 사우디 스타디움에 입성한 것. 멤버들은 "믿을 수 없다.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만든 공연장이다. 해외가수로서는 처음 오른 공연장이라고 들었다"면서 아랍어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또 스타디움 입성을 기념해 팬들과 응원봉 파도타기로 자축했다. 3만 여명의 팬들이 만든 파도타기에 뷔는 "아름답다"고 아랍어로 말한 후 "이 순간 기억하겠다"고 감동했다. RM은 "여러분들이 먼 곳에서 주시는 사랑이 크다는 걸 알고 있다. 오늘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축제"라고 덧붙였다. "사우디도 보라해"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 스타디움, 미국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부산 광안대교, 서울 남산타워, 일본 레드호스 대관람차 등에 이어 사우디도 방탄소년단 조명 릴레이에 동참했다. 사우디는 랜드마크인 킹덤타워와 알 파이샬리야 타워에 보라색 조명을 켜고, 해외가수 최초로 리야드 스타디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 방탄소년단을 기념했다. 공항부터 방탄소년단의 현지 인기는 남달랐다. 공항에 마중나온 팬들에 깜짝 놀라는 현지인들 이야기가 온라인을 통해 퍼졌다. 방탄소년단을 따라 사우디를 찾은 외국인들도 많았다. 엄격한 이슬람 율법대로라면 여성이 외출할 때 남성 보호자를 동행해야 하는 '마흐람' 제도를 지켜야 하지만, 방탄소년단 공연을 보러 온 외국인 여성 관객에겐 사회적 관습을 완화해 비자를 수용하고 호텔 규제를 풀었다. 연합뉴스
"슈크란 아미" 방탄소년단은 사우디의 문화를 존중했다. "슈크란(감사하다)"는 말은 수차례 전했고 깜짝 이벤트로 펼쳐진 지민의 생일축하 노래도 아랍어로 불렀다. 제이홉은 "나는 여러분의 아말(희망), 여러분들은 나에겐 자말(아름다움)"이라며 아랍어를 섞어 인사했다. RM은 "여러분들이 먼 곳에서 주시는 사랑이 크다는 걸 알고 있다. 오늘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축제"라며 사우디 팬들의 함성을 끌어올렸다. 안무도 사우디의 사회적 관습에 맞게 바꿨다. 대표적으로 '페이크 러브'에서 정국이 복근을 드러내는 안무는 하지 않았다. 빅히트에 따르면 사전에 스태프들에게도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교육을 여러 차례 진행했다. 단체로 아바야(온몸을 검은색 긴 천으로 가리는 여성들의 옷)를 구매해 착용을 권장하는 등 현지 문화에 맞추고자 노력했다. "전세계서 관람" 이날 공연은 전세계 팬들도 온라인으로 지켜봤다. 한국시간으로 12일 오전 1시 30분부터 생중계된 네이버 브이라이브 플러스(VLIVE+)를 통해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브라질, 페루, 터키 등 각국의 국기를 달고 온 네티즌들이 댓글을 남기면서 공연을 지켜봤다. 한국 기준 3만3000원에 유료 오픈됐음에도 수많은 팬들이 방탄소년단의 역사적 순간을 함께 하고 6800만 이상의 하트를 실시간으로 남겼다. 방탄소년단은 온오프라인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사우디 날씨에도 불구하고 멋진 칼군무 퍼포먼스를 선사했다.
뷔는 "정말 많은 팬 분들이 오셨다. 이런 공연장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이 안 믿긴다. 정말 이 곳에 있다는 자체로 기분이 좋다. 다음에 또 오고 싶고, 이 곳에 아미 분들 봐서 행복하게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감사하다"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슈가 또한 "사우디 공연은 처음인데 너무 즐겁게 즐겨주셔서 깜짝 놀랐다. 다시 와도 되겠느냐"고 물으며 "여러분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가겠다. 감사하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정국은 "열심히 무대를 하다보니 이곳까지 오게 됐다. 여러분들 봐서 기뻤다. 공연 보고 행복한 감정 느끼셨으면 좋겠다. 방탄소년단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주시고 사랑해달라"고 당부했다. 진은 "아미 여러분들과 함께하는 공연은 언제나 즐겁다. 공연을 즐겨준 우리 멤버들 사랑하고 아미 여러분들 정말 사랑한다. 아미 알러뷰"라고 외쳤다. 13일 스물 다섯 번째 생일을 맞는 지민은 사우디에서 미리 생일축하 노래 선물에 감동했다. "더 좋은무대 보여드릴 수 있도록, 받은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 여러분들 덕분에 생일인 것을 알게 됐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제이홉은 "이 함성과 분위기 정말 그리웠다"며 오랜만의 공연을 반기며, "긴장을 많이 했지만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어 정말 기뻤다. 이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RM은 "그 누구도 사우디 스타디움에 오를 것이라곤 생각하지도 못했다. 아미가 있어 가능한 일"이라며 팬사랑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