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라 활동과 동시에 '공부의 신'(2010) 등으로 꾸준히 연기에 도전해온 지연. 하지만 2014년 '트라이앵글' 이후로 5년간 안방극장에서 그를 보지 못했다. KBS 2TV '너의 노래를 들려줘'에서 바이올리니스트 하은주 역을 맡아 복귀한 지연은 새롭게 '연기의 맛'을 알아가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등장 신마다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지연은 "아쉬운 점도 있지만 오랜만에 나를 다시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해준 작품"이라는 점에서 뜻깊다고 밝혔다. 시동을 걸었으니 달릴 일만 남았다. 11월에는 솔로를 계획 중이고 내년 연기 활동도 예고했다. 인터뷰 내내 쾌활하게 '하하' 웃었지만 사실은 상처가 많다. 지연은 "더 아픈 상처, 덜 아픈 상처는 없다"며 여전히 흔들리지만 사람들을 통해 극복하고,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10년간 활동하면서 여러 어려움도 있었고 좋은 일도 있었는데. "너무 많은 걸 함께 겪고 그 세월을 함께 지내다 보니까 가족보다도 더 많은 걸 나눈 사이다. 그러다 보니 더 애틋하고 소중한 것 같다."
-티아라 활동까지 합쳐서 10년 넘게 활동했는데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내 마음가짐이 제일 많이 달라졌다. 사실 공백기 동안 많이 힘들었고 슬럼프도 왔었다. 그때는 정말 뭘 해도 자신도 없었고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의욕이 없어졌다. 어떤 것도 못 할 것만 같고 공허함이 컸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도 많이 가졌고 내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많이 가졌는데 그게 멤버들과 팬들이었다. 그래서 지금의 내 틀을 깨고 도전하게 된 계기가 됐다. 용기를 낼 수 있게 해준 게 대표님과 회사 식구들이다. 그래서 이 작품에 조금 애착이 남을 것 같다. 아쉬움도 있지만 정말 고마운 작품이다. 사람을 마주하는 게 좋고 이야기하는 것도 즐겁고 다시 일하는 환경에 속해서 일할 수 있는 것도 기쁘더라. 다시 시작한다는 느낌이 들면서 욕심도 조금씩 생기는 중이고 보여드리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아졌다. 이게 행복한 거구나."
-티아라와 다시 활동하는 건. "그런 얘기는 계속하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부분에서부터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다시 한번 한 무대에 서서 티아라로서 인사하고 싶다는 이야기는 하고 있다."
-김세정도 아이돌이다. 함께 연기하면서 남다른 느낌이었을 듯. "이번 드라마에서 김세정이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현장에서 그렇게 버티는 모습을 보면서 과거의 내가 떠올랐다. 너무 정신없이 여기저기 치이고 바쁘게 활동하지만 괜찮은 척 웃으면서 일을 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한 번씩 토닥토닥해주면 힘들었던 게 터지는 것처럼, 걸그룹 선후배로서의 관계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서 좋은 인연을 만난 것 같다. 너무 예쁜 동생이고 친구다." -동병상련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는지. "나는 내 이야기를 잘 안 하는 편이다. 김세정이 힘들어하길래 내 이야기를 꺼내려고 한 건 아니지만 하다 보니 내 이야기가 나오더라. 왠지 나의 힘들었던 시절을 지금 겪고 있는 것 같고 그래서 나한테 다가와 준 것 같아서 내가 김세정을 위로하려고 얘기한 건데 내가 위로를 받기도 했다. 김세정이 굉장히 어른스러운 면이 있다. 나한테는 김세정이 정말 힘이 됐던 존재였다. 모든 게 낯설 수 있고 현장이 어색했는데 그런 분위기를 항상 밝게 잘 풀어준 게 김세정이었다. 또 나를 너무 잘 따랐다."
-사람들이 가진 편견 중 꼭 바꾸고 싶은 게 있다면. "어느 한 가지가 가장 아프다기 보다는 아픈 건 다 아프다. 어떤 편견이든 아픈 건 아픈 거다. 이게 더 아프고, 덜 아프고, 아픔의 크기를 나눌 수가 없더라. 상처는 받아도 받아도 아프고, 상처에 익숙해지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쉬는 동안 단단해졌다는 말의 의미는. "사실 많이 흔들린다. 그런 걸 볼 때마다 아프고 흔들릴 수밖에 없는데 그걸 또 이겨내는 방법도 아직 모르겠다. 그냥 사람들을 만나면서 행복을 찾아간다고 해야 하나. 그 아픔을 없앨 수 없다면 내가 행복을 찾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 혼자서 이겨낼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주변 도움이 컸다. 가족들, 팬분들, 회사 식구들. 그래서 나 괜찮다고 스스로 얘기를 할 수 있다. 마음가짐의 큰 변화인 것 같다. 정신이 건강해야 몸이 건강하다는 말처럼."
-어떤 게 행복이라고 생각하는지. "가장 큰 게 일이다. 일하고 있을 땐 쉬고 싶지만 막상 쉬면 일이 고파진다. 이게 반복되겠지만 일을 하면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즐거움을 느낀 게 이번 작품이 처음이다. 정신없이 일할 때는 주변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주변 챙길 시간도 없었고 그때는 내 옆에 너무 많은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그렇게 챙기고 싶고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은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행복해지자고 하는 일이니까. 그렇게 변하니 너무 좋더라."
-'캠핑클럽'을 보며 걸그룹 후배로 느낀 점도 많았을 것 같다. "울컥울컥했다. 울기도 했다.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다. 선배님들은 그 과정과 그 단계를 뛰어넘고 다시 모여서 같이 하게 된 건데, 우리는 아직 그 과정에 있고 그 단계를 지나가는 중이기 때문에 더 울컥했다. 우리도 저런 그림을 원하고 저렇게 되자고 한마음으로 바랐다. 우리는 '그때 그렇게 했더라면' 그런 이야기를 서슴없이 한다. 하지만 앞으로가 중요하고, 개인 활동 잘해서 뭉쳐 보자고 했다. 서로가 없었다면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과거로 돌아가더라도 티아라로 데뷔할 건가. "하겠다. 정말 행복했다. 티아라로서 정상도 찍었고 좋은 일이 너무 많았다. 그립고 나의 추억이고 나의 청춘이었다." >>[인터뷰 ③]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