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라 활동과 동시에 '공부의 신'(2010) 등으로 꾸준히 연기에 도전해온 지연. 하지만 2014년 '트라이앵글' 이후로 5년간 안방극장에서 그를 보지 못했다. KBS 2TV '너의 노래를 들려줘'에서 바이올리니스트 하은주 역을 맡아 복귀한 지연은 새롭게 '연기의 맛'을 알아가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등장 신마다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지연은 "아쉬운 점도 있지만 오랜만에 나를 다시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해준 작품"이라는 점에서 뜻깊다고 밝혔다. 시동을 걸었으니 달릴 일만 남았다. 11월에는 솔로를 계획 중이고 내년 연기 활동도 예고했다. 인터뷰 내내 쾌활하게 '하하' 웃었지만 사실은 상처가 많다. 지연은 "더 아픈 상처, 덜 아픈 상처는 없다"며 여전히 흔들리지만 사람들을 통해 극복하고,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가수로서의 활동 계획은. "11월 말에 솔로 컴백을 계획하고 있다. 곡은 나왔는데 녹음은 아직 안 했다. 콘셉트 회의, 기획 중이다. 조만간에 또 가수로서의 모습으로 인사를 드리게 될 것 같다. 내년 초에는 또다시 연기자로 돌아가서 좋은 소식으로 인사드리게 될 것 같다."
-음악 유행이 빨리 바뀌고 있다. "나는 나만의 색깔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음악 스타일이 트렌디하다 혹은 뒤처졌다 이런 의견은 신경 쓰지 않는다. 무대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솔로로서 무대에 서는 것도 굉장히 오랜만이다. 빨리 보여주고 싶고 기대되고 설렌다."
-음악방송 활동도 생각 중인지. "팬분들이 원하기 때문에 할 생각이다. 사실 너무 신인이 많아서 좀 그렇지만(웃음) 항상 힘들었던 시기에 팬분들이 있어서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팬분들에게는 어떻게든 보답하고 싶다. 말로는 다 안되기 때문에 보답할 수 있는 건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까지 생각을 하게 된 게 사실 얼마 안 됐다. 공백기에 너무 우울했기 때문에 그때는 팬분들을 챙길 수 있는 상태가 안됐다. 이제 막 단단해지고 다시 시작하는 단계라고 생각해서 모든 걸 시도하고 싶다."
-눈여겨보고 있는 후배가 있다면. "잘하는 분들이 많지만 (여자)아이들과 청하다. 곡 스타일이나 무대에서 너무 잘하고 찾아보게 되는 것 같다."
-팀원으로의 활동과 솔로 활동이 다를 것 같은데 어떤 모습 보여주고 싶은지. "10년 동안 많은 콘셉트에 도전했고 많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때도 개인 활동을 하면서 연기자로서의 모습도 많이 보여줬지만 그때는 어렸고 학원물을 위주로 많이 했다. 성인 역할을 제대로 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성인이라면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고 못보여드린 게 너무 많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캐릭터, 성격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게 연기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어떤 욕심인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연기 욕심이 이제 시작됐다. 그동안 했던 악역, 센 역할 위주로 했는데 그런 역할도 물론 좋지만 다른 성격의 캐릭터, 발랄하고 통통 튀고 그런 역할도 해보고 싶다. 보여주고 싶은 게 너무 많다. 갑자기 욕심쟁이가 됐다. 10년 전 작품에서 만난 스태프들을 다시 만났는데 나도 반갑고 스태프들도 반가워했다. '공부의 신' 때 '서방~!' 하던 그 모습을 기억해주던 분들이 내가 하은주를 한다고 하니 놀랐다더라. 발랄한 중학생이었던 내가 거침없고 차갑고 싹수없는 역할을 한다고 하니 걱정했는데 잘했다고 해줬다. 정말 재밌게 촬영했다." -차가운 인상 때문에 역할에 제약이 있진 않은지. "그런 역할이 안 들어오는 건 아니다. 겉모습만 봤을 땐 그런 역할이 잘 어울리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그렇듯이 내 안에는 너무 많은 성격이 있고 그런 모습들을 조금씩 꺼내서 보여주고 싶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어떤 성격인가. "잘 웃고, 잘 울고, 감정에 솔직한 편이다. 꾸밈없고 척하는 것 싫어한다. 하은주라는 캐릭터와 닮은 점은 내면에 상처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공감이 갔다. 너무 매력적이었고 하고 싶었는데 내면의 상처를 숨기고 있다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만 딱 터트리고 표출하는 장면이 좋았다. 사실 대사 자체도 울컥하는 게 있었다. 그런 아픔을 쏟아낼 때, '나 로봇 아니에요. 사람이에요'라는 대사를 할 때 감정이 울컥하기도 했다. 그런 장면을 조금 더 잘 표현해내고 싶었다."
-이제 2막이라고 생각하는데 2막을 어떻게 열고 싶은가. "지금처럼 꾸준했으면 좋겠다. 엄청 큰 성공에 욕심내기보다 길게 오래갔으면 한다. 그런 게 팬분들에게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그것 이상으로 바랄 게 없다. 10주년 때 팬분들에게 인사를 드렸었는데 10년 후, 20년 후에도 지금처럼 직접 인사를 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
-연애는 안 하는지. "일하는 즐거움을 다시 느끼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온전히 나에게만 시간을 쓰고 싶다. 내 일을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더 크다. 이런 감정, 이런 생각이 처음이다. 생각이 성숙해진 것 같다. 그전에는 만들어준 것대로 움직였다면 지금은 내가 팀을 꾸리고 성공을 바라는 게 즐겁다."
-10년, 20년 후 대중들에게 기억되고 싶은 모습은. "가수나 배우로 나누고 싶지 않다. 투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 어디에 대도 그 색깔을 받아들이고 그대로 입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무대에 섰을 때는 지연으로 잘한다는 칭찬도 듣고, 연기자로서는 또 캐릭터가 잘 어울리고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