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중턱 제주 해안동의 ‘제주해안마을 73st카페’(대표 최낙현)는 제주공항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다. 큰 창이 있는 하얀 건물은 높은 천장과 군데군데 놓인 식물 덕분에 시원한 여백이 느껴진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바로 보이는 2층 홀은 제주 바다로 꽉 찬 풍경을 선사한다. 낮에는 햇빛에 반짝이는 바다를, 밤에는 한치잡이 배와 갈치잡이 배 덕분에 마치 별이 흩뿌려진 듯한 바다를 만나게 된다.
카페 밖의 루프탑에 오르면 한라산, 바다 그리고 제주시까지 한 눈에 가득 담을 수 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고사리오믈렛. 제주의 특산물인 고사리는 봄에 피어나는데 4월 봄비가 내리면 쑥쑥 자라서 봄에 내리는 비를 고사리장마라 부른다.
이즈음에 바다에 들어가기엔 다소 추운 날씨라 제주 해녀들은 고사리로 부수입을 얻는다. 이곳을 관리하는 고정묵 점장은 “고소한 맛이 일품인 제주 고사리를 넣은 고사리오믈렛은 제주해안마을 73st카페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별미”라고 소개 했다.
고사리와 달걀의 낯선 조합은 한 번 맛 본 이들에게 강렬한 기억을 남길 만큼 완벽하다. 색다른 식감과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빵삼’, ‘떠벅’ 등 유쾌한 이름에 담긴 깊은 맛
이곳의 메뉴판을 보면 낯선 이름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남상욱 쉐프의 말에 따르면, ‘빵삼’은 말 그대로 빵에 쌈을 싸 먹는 메뉴이며 ‘떠벅’은 떠먹는 햄버거라고 한다. 이탈리아의 향이 느껴지는 통삼겹살, 고소한 먹물빵 그리고 신선한 샐러드가 한 접시에 듬뿍 담겨 나오는 메뉴, 빵삼.
제주에서 자란 각종 허브와 특별한 양념에 일주일간 저온 숙성한 통삼겹살과 상큼한 샐러드를 얇게 썬 먹물빵으로 싸서 입 안 가득 넣으면 절로 웃음이 난다. 떠벅은 손수 만든 양념장에 숙성한 통닭다리살과 카페에서 만든 치아바타, 싱싱한 채소를 곁들어 먹는 햄버거다.
떠먹는 피자에 영감을 얻어 개발한 메뉴로, 매콤함이 더해진 진한 크림소스와 바삭한 닭고기의 조합이 무척 인상적이다. 떠벅은 이곳을 찾는 이들이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는 메뉴이기도 하다. 특히 맛의 중심을 잡아주는 치아바타의 경우 인공첨가물을 넣지 않고 통밀 가루, 맥아, 물, 소금 등 천연재료만으로 만들어 담백하다.
제주해안마을 73st카페 내엔 베이커리가 있다. 브런치 메뉴에 제공되는 빵은 물론이고, 그 외 빵도 모두 이곳에서 매일 아침 직접 굽는다. 유화제, 계량제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에서 얻은 천연 발효종을 넣어 빵을 만드는 게 이곳의 원칙.
유기농 밀가루와 국산 100% 생크림, 프랑스산 버터와 크림치즈, 우지말차, 발로나 초콜릿, 국내산 팥 등 모든 재료를 까다로운 기준을 바탕으로 택한다. 어쩌면 빵 맛이 좋은 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또한 제주의 당근이나 제주 감자 등 제주에서 유명한 재료를 넣어 만든 제과를 다채롭게 선보인다. 제주해안마을 73st카페의 베이커리는 일반 베이커리처럼 빵을 대량 생산하지 않고, 매일 소비될 만큼의 양을 만든다.
이곳의 빵이 며칠이 지나면 굳어버리는 건 화학 첨가물을 넣지 않기 때문. 박형재 팀장은 빵을 바로 먹을 수 없다면 냉동 보관해 두었다가 오븐에 데워 먹길 권한다. 빵을 먹으면 속이 더부룩해져 피하는 이들도 이곳의 빵은 먹고 나면 속이 편안해 즐겨 찾는다.
가급적 모든 빵에 설탕을 넣지 않아 당뇨가 있는 분들도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다. 덕분에 여행객들은 물론이고 동네 주민들에게도 사랑받는 빵집이기도 하다. 집 근처에 믿을 수 있는 빵집이 있다는 건 존재 자체만으로도 든든한 일 아닐까.
소소한 삶의 즐거움을 찾는 곳 제주해안마을 73st카페는 제주 공항과 가까워 여행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기에 좋다. 제주해안마을 73st카페 최낙현 대표는 누군가에게 이곳이 가족, 연인 등 사랑하는 이들과 방문해 삶의 작은 즐거움을 깨닫고, 아름다운 추억과 특별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이기를 바란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유유자적한 풍경, 정직한 자세로 만들어 건강과 맛을 동시에 선사하는, 요리가 있는 제주해안마을 73st카페. 이곳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브런치는 오후 5시 30분까지 주문 가능하며 다른 메뉴는 9시에 주문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