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배우 권상우가 돌아왔다. 전편을 잇는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의 과감한 한 판 승부다.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신의 한 수: 귀수편' 언론배급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신의 한 수: 귀수편(리건 감독)'은 바둑으로 모든 것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귀수가 냉혹한 내기 바둑판의 세계에서 귀신 같은 바둑을 두는 자들과 사활을 건 대결을 펼치는 영화다. '신의 한 수' 오리지널 제작진이 선보이는 스핀오프 범죄액션물로, 권상우가 주인공 귀수 역할을 맡았다. 권상우를 비롯해 김희원, 김성균, 허성태, 원현준, 우도환 등이 출연한다.
지난 2014년 개봉한 '신의 한 수'를 잇는 시리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임에도 356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한 전편의 명성을 이을 수 있을지 기획 단계에서부터 기대를 모았다.
리건 감독은 "전편이 워낙 잘됐기 때문에 스핀오프 형식을 선택하기 쉽지 않았다. 안전한 후속편을 만들면 안되냐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러나 더 화려한 볼거리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이러한 모험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신의 한 수' 시리즈가 사랑받기 위해서 내기 바둑에 국한돼 있고 싶지 않았다. 바둑적 채색, 영화적인 확장성이 큰 모험이었는데, 배우들이 잘 표현해줘서 '귀수편'이 잘 완성된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편 정우성에 이어 '신의 한 수' 시리즈를 책임지게 된 권상우의 부담감도 상당했을 터. 권상우는 "전편을 예전에 봤다. 이번 영화를 준비하며 일부러 전편을 다시 보지 않았다. 제가 접했던 '신의 한 수'는 시리즈이긴 하나 전혀 다른 톤의 영화다. 너무나 좋아하는 정우성 선배의 출연작이기에 재밌게 봤다. 이어받아 하는 것이기에 부담감도 있다. 그러나 더 신났다. 새로운 톤의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코믹한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던 권상우는 특기인 액션으로 돌아왔다. 그 또한 액션으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었다고. "이 영화를 만나 정말 설렜다. 빨리 찍고 싶었다"는 그는 "만화 같은 이번 편에서 귀수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트레이닝도 받았다. 영화는 두 시간에 안에 담기는 것이기에 보여드리고 싶은 게 많았으나 편집된 것도 많다. 조금 더 뭔가를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있었는데, 또 다른 작품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즐거운 작업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특히 이 영화 속 권상우는 수다 대신 행동으로 말한다. 대사가 없기에 행동 하나 눈빛 하나에 무게감을 실었다. 쉽지는 않았을 연기다. 이에 대해 "귀수는 대사가 많지 않다. 각 신마다 존재감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평이해보이면 어쩌지하는 고민을 했다. 촬영장에서 고민했다. 표정이나 감정선을 혼자 자기 최면을 걸었다. 잘 표현됐는지는 관객 분들이 평가해주실 것이다. 촬영하며 외로운 시간이 많았다. 복수를 위한 귀수의 감정에 맞춰서 촬영장에서 몰입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연기 변신 뿐 아니라 비주얼도 변신했다. 8kg이나 감량하며 나이를 잊게 하는 탄탄한 몸을 보여준다. 액션 배우다운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권상우는 "상의 탈의신을 찍을 때는 물도 안 먹었다. 운동은 꾸준히 해와서 힘들지는 않았다. 음식물을 조절하는 것은 정말 고통이었다. 그러나 목표가 너무나 분명했다. 꿈꾸는, 재미있는 작품이라서 좋은 결과물을 얻고 싶었다. 외롭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극중 귀수와 만나는 베테랑 배우들도 기대 이상으로 제 몫을 한다. 먼저 김성균은 "귀수가 따뜻하게 기억하는 어른이 있다면, 허일도는 귀수의 기억 속에 살아있는 사람이고 싶었다. 어른은 어린 귀수에겐 무서운 존재인데, 단 한 명 좋은 아버지 같은 사람이 허일도라는 생각을 하며 감정적으로 접근했다"고 말했고, 신스틸러 김희원은 "만화를 찢고 나온 것 같은 캐릭터가 나온다. 스타일리시하고 하드하다. 너무 코믹하게 가면 분위기를 방해할 것 같고, 너무 진지하게 가면 존재감이 없을 것 같았다. 중간이 뭘까 고민하다가 조금 더 감정에 충실하되 때때로 오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중간을 찾는 것이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악역으로 등장한 허성태는 "감독님과 상의 하에 애드리브도 많이 준비했다. 바둑 손동작에서 네번째 손가락으로 둔다. 정식 바둑돌을 두는 방식이 아니다. 바둑판에서도 표현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리건 감독은 "이 영화의 숨은 주제는 '한 판의 바둑이 인간의 삶 같다'다. 귀수의 여정 속에 한 판의 바둑 같은 인생을 녹였다"고 말했다. '신의 한 수: 귀수편'이 바둑판과 바둑돌에 녹인 인생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