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체육관을 홈으로 사용하는 우리카드(남자부)와 GS칼텍스(여자부)는 지난해 처음으로 같이 '봄 배구'를 했다.
이번 시즌에도 '장충 남매'의 출발이 산뜻하다.
우리카드는 29일 현재 4승1패, 승점 10으로 단독 선두에 올라 있다. GS칼텍스는 개막 후 아직 2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6개 팀 중 유일하게 패배를 기록한 적 없다. 2승, 승점 6으로 상승세다.
우리카드는 개막 4연패로 불안한 출발을 보인 지난 시즌과는 정반대의 출발이다. 끈질기게 따라붙는 뒷심이 무섭다. 지난 17일 현대캐피탈 전에서 3세트까지 1-2로 뒤졌으나 풀 세트 접전 끝에 이겼고, 27일 KB손해보험전에서 세트스코어 0-2로 패색이 짙던 경기를 결국 3-2로 뒤집었다.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 등 강팀을 상대로 각각 3-0, 3-1 승리를 올려 초반 무서운 기세를 보인다.
우리카드는 개막 전 외국인 선수를 두 차례나 교체하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2018~2019시즌 창단 첫 봄 배구를 이끈 리버맨 아가메즈를 부상으로 떠나보내고, 뒤이어 영입한 제이크 랭글로이스는 기량 미달로 퇴출했다. 이미 두 시즌 동안 V리그를 경험한 '검증된 용병' 펠리페를 9월 말 데려왔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팀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고, 또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펠리페의 컨디션이 올라오면 전체적으로 좀 더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나경복은 득점 5위(91점) 성공률 7위(52.17%)로 좋은 모습이다. 신 감독은 "펠리페의 공격, 서브 기량이 좀 더 향상되도록 수정 과정에 있다"며 "우리 팀은 발전 단계에 있다. 아직 업다운이 심하고 (기대하는 수준까지 오르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겠지만, 매 경기 1%씩 좋아진다고 장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비시즌 FA 표승주를 떠나보냈지만, 외국인 선수·트레이드 영입·백업 성장 등을 통해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206cm의 최장신 메레타 러츠가 공격과 블로킹에서 굉장히 좋은 모습이다. 또 표승주의 보상선수로 데려온 염혜선을 KGC인삼공사에 내주고 영입한 한수지가 블로킹 1위(세트당 1.000개)에 오르며 김유리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기존 자원인 이소영과 강소휘는 두 경기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이다. 세터 안혜진, 레프트 박혜민 등 백업 자원들도 힘을 보탠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한수지의 영입으로 높이가 많이 좋아졌다"며 "다시 한 번 봄 배구를 할 수 있도록 많이 준비했다"고 밝혔다. 강소휘는 "지난 시즌 처음 경험한 플레이오프가 재밌었다. 이번 시즌에는 한 단계 높은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진 상승세 속에 장충체육관의 개막 첫 경기 열기는 뜨거웠다. 지난 22일 GS칼텍스의 평일 개막 경기(흥국생명전)에 3466명, 29일 우리카드의 개막 홈 경기(KB손해보험전)에는 3851명이 관중이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