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잘 되는 집이다. 시즌 내내 치열한 순위 싸움으로 볼 거리를 제공하며 흥행 가도를 달린 K리그1·2에 득점왕 경쟁이라는 호재가 더해졌다. 마지막 한 경기까지 우열을 가를 수 없는 살얼음판 경쟁이 계속되면서 득점왕 경쟁은 순위 싸움과 함께 K리그1·2의 흥행 열기에 마지막까지 불을 지피는 또 하나의 재미로 떠올랐다.
K리그1은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우승을 둔 양강 구도 레이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건 상위팀들의 싸움, 그리고 강등권 탈출을 위한 '경(남)·제(주)·인(천)'의 처절한 전쟁까지 뒤얽히며 어느 때보다 드라마틱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정규리그 33라운드가 끝나고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해 단 3경기 만을 남겨두고 있는데, 잔여 경기수가 줄어들면서 득점왕 경쟁도 한층 가열차게 펼쳐지고 있다.
35라운드를 마친 현재, K리그1 득점왕 구도는 타가트(26·수원)와 주니오(33·울산)가 양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타가트와 주니오는 나란히 18골을 기록하며 14골을 기록 중인 3위 무고사(27·인천) 13골을 넣은 4위 세징야(30·대구) 5위 완델손(30·포항)에 크게 앞섰다. 남은 경기 수를 고려하면 이 차이는 크다. 타가트와 주니오의 경쟁으로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유리한 쪽은 아무래도 타가트다. 득점수가 같으면 출전 경기수를 따져 더 적은 쪽이 앞서는데, 부상으로 이탈했던 타가트가 35라운드까지 30경기에 나선 반면 주니오가 33경기를 치러 3경기 더 출전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파이널 A에 속한 주니오가 남은 경기서 FC서울, 전북, 그리고 '동해안 더비 라이벌'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해야하는 것에 비해 타가트는 파이널 B에서 성남 FC, 제주 유나이티드, 상주 상무를 만나게 된다.
물론 '추격자' 주니오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는 점은 중요한 변수다. 주니오는 35라운드 강원전에서도 멀티골을 터뜨리는 등, 막판 '몰아치기'에 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타가트는 FA컵 결승 두 경기를 더 치러야하는데다, 호주 국가대표로 A매치 소집 기간에 차출돼 체력적인 부담이 생길 수 있다. 결국 38라운드까지 치러봐야 득점왕의 주인공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FC의 우승 및 승격 확정, 부산 아이파크의 2위 확정으로 순위 싸움은 한 풀 사그라들었지만, K리그2 득점왕 경쟁도 1부리그 못지 않게 치열하다. 시즌 내내 득점왕을 향해 달려온 펠리페(27·광주)가 19골로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치솜(27·수원FC)이 18골로 뒤를 쫓고 있다. K리그2의 경우 최종 라운드인 36라운드까지 단 두 경기만 남아있어 그야말로 한 골에 타이틀의 향방이 갈릴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도움왕의 경우 K리그1에서는 문선민(27·전북)이 10개로 앞서있는 가운데 세징야(9개)를 비롯해 김승대(28·전북) 김보경(30·울산·이상 8개)이 뒤를 쫓고 있다. K리그2에서는 정재희(25·전남)와 장혁진(30·안산)이 나란히 8도움으로 1위에 올라있는데, 김상원(27·안양) 이동준(22·부산)이 7도움으로 추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