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윤(22)이 MBC 수목극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통해 본인의 역량을 한껏 입증했다. JTBC 'SKY 캐슬' 예서 이미지를 벗고 통통 튀는 사랑스러운 캐릭터 은단오로 돌아왔다. 주변의 우려를 씻고 쐐기를 박은 한 방이었다.
김혜윤은 데뷔 7년 차에 빛을 봤다. 신예답지 않은 탄탄한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으로 존재감을 발산했다. 차기작을 어떤 작품으로 선택하느냐가 관심사였다. 신중하게 작품을 살펴본 김혜윤은 지난 3월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차기작으로 결정했다. 당시 본지는 김혜윤의 주인공 캐스팅 소식을 접하고 이를 보도했으나 MBC 측은 이 부분에 대해 조심스러워했다. 기사의 캐릭터 설명과 관련, 은단오로 단언해 언급하지 말아 달라며 수정을 요청했다. 주인공을 두고 여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던 것.
김혜윤은 최종 주인공으로 낙점됐고 보란 듯이 MBC에 '화제성 1위 드라마'란 수식어를 안겨줬다. 이 작품엔 스타가 없다. 그럼에도 화제를 몰고 다니는 학원물로 자리매김했다. 김혜윤을 중심으로 로운·이재욱·정건주·김영대·이태리·이나은이 뭉쳤다. 사실상 이태리를 제외하면 연기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신예 조합이다. 승산이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캐릭터별 싱크로율이 높고 기존 드라마 틀에서 벗어난 스토리라 신선함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웹툰 속에서 자아를 가진 김혜윤(은단오)은 시한부, 10년 짝사랑이란 작가의 설정값에 불만을 토로했다. 작가가 정해준 스테이지에 대항하며 정해진 콘티를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이 과정에서 로운(하루)을 만났고 콘티를 바꿨다. 또한 다른 세계의 웹툰이 존재한다는 반전 사실이 밝혀진 상황. 김혜윤은 이 작품을 통해 작가가 설정한 은단오, 자아를 가진 은단오, 다른 세계의 인물까지 1인 3역을 연기하고 있는 셈이다. 표정과 톤, 세밀한 행동 변화를 통해 극을 분리해주는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은단오라는 캐릭터가 만화에선 차분하고 서정적이고 심장병 때문에 약한 캐릭터라면, 만화 밖에선 발랄하고 통통 튀는 캐릭터다. 전작과 너무 달라 사전부터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누며 준비했다.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연구하려고 로맨스 코미디를 많이 봤다"는 그녀의 노력이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은 "김혜윤은 앞으로 더 잘 될 배우다. 웹툰 안에 들어가 있는 설정들이 많다 보니 연기를 하기 쉽지 않은데 다양한 표정 연기로 자신만의 색을 보여주더라. 전체적인 이 세계를 가이드하는 느낌이다. 가이드가 뛰어나서 낯선 세계가 그렇게 낯설지 않다. 감정의 폭을 너무나 잘 공감하게 만든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