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이 11일 미국전을 시작으로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일정을 시작한다. 조별리그 A조에 속했던 미국은 2승 1패로 첫 관문을 통과했다. 네덜란드와의 개막전 승리 이후 멕시코에 덜미가 잡혔지만, 도미니카공화국을 꺾고 조 2위로 일본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김경문호가 넘어야 할 '난적' 중 하나다. 경계대상 1호는 백전노장 포수 에릭 크라츠(39)다.
미국은 프리미어12 로스터 대부분을 마이너리그 유망주로 채웠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 내 선수들의 출전이 불가능한 대회 특성상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2017년과 2018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 'A급 유망주' 조 아델(20·LA 에인절스 트리플A) 알렉 봄(23·필라델피아 더블A) 재비어 애드워스(20·샌디에이고 상위 싱글A) 태너 하우크(23·보스턴 트리플A) 브렌트 루커(25·미네소타 트리플A) 등이 대거 대표팀에 승선했다. 그런데 조별리그(A조)에서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의외로 크라츠였다.
크라츠는 조별리그 세 경기에 모두 선발 마스크를 착용했다. 공격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타율 0.625(8타수 5안타). 표본이 많은 건 아니지만 매 경기 1안타 이상을 때려낼 정도로 타격감이 준수했다. 슈퍼라운드 진출을 확정한 A조 최종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선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미국의 하위 타선을 견고하게 만든 원동력 중 하나다.
2000년 빅리그에 데뷔한 뒤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필라델피아 소속이던 2012년과 2013년 각각 9홈런을 때려낸 경험이 있지만, 통산 타율이 0.205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시간을 백업 포수로 보내 타석에서의 생산성이 많지 않았다. 올 시즌에도 샌프란시스코와 탬파베이에서 뛰며 타율 0.102(49타수 5안타)로 부진했다. 그러나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홈런 134개를 때려낼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다. 만만하게 봤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공격에서의 활약이 수비로 이어지면 김경문 감독으로선 골치가 아파진다. 크라츠는 올해 뉴욕 양키스 산하 트리플A에서 도루저지율 38%를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조별리그에선 유망주 위주로 나온 미국 투수진을 안정적으로 리드했다. 투타의 연결고리였다.
미국은 이번 대회 포수 엔트리가 3명이다. 마이너리그에서 탄탄하게 경력을 쌓고 있는 달튼 바쇼(23·애리조나 더블A)와 테일러 구슈(26·워싱턴 트리플A) 그리고 크라츠로 꾸렸다. 불혹을 앞둔 크라츠는 미국 대표팀의 최고령이다. 팀 내 최다인 메이저리그 316경기를 소화한 이력이 있다. 스캇 브로셔스 감독이 믿고 내는 안방마님. 한국과의 슈퍼라운드 첫 경기에서도 주전 포수가 확실시된다.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활약상을 고려하면 쉽게 볼 선수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