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1부리그) 역대급 우승레이스의 결말은 최종전에서 결정된다. 울산 현대의 '에이스' 김보경은 마지막 한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울산과 전북 현대는 23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19 37라운드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북 김진수가 선제골을 넣었고, 울산 불투이스가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이번 무승부로 울산은 승점 79점으로 리그 1위를 유지했고, 전북은 승점 76점으로 2위에 위치했다. 두 팀의 격차는 여전히 3점이다. 울산이 승리했다면 조기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전북을 넘지 못했다.
경기 후 만난 김보경은 아쉬움이 컸다. 그는 "우승을 결정지었다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했다. 전북전은 어려웠다. 전북의 강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준비했던 부분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 울산이 잘 할 수 있는 플레이도 나오지 않아 아쉽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무승부를 거뒀지만 우승에 더 유리한 쪽은 울산이다.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다. 전북은 자력으로 우승을할 수 없는 상태다. 울산이 패배해야만 기회가 생긴다. 분명 우승의 주도권은 울산이 잡고 있다.
김보경은 "어떻게 보면 전북전이 우승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승점 1점으로 마무리 지었다. 전북전에 나온 단점들을 보완할 것이다. (박)주호 형과 (이)근호 형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음 경기에서 자력으로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강팀은 어려울 때 고비를 넘을 수 있는 팀이다. 울산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 경기에서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끌어내 고비를 넘을 것이다. 홈에서 하는 마지막 경기다. 승리로 장식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울산의 마지막 상대는 공교롭게도 포항 스틸러스다. 오는 12월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동해안 더비'가 펼쳐진다. 같은 날 전북은 강원 FC와 38라운드를 치른다. 마지막 상대만 놓고 보면 전북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올 시즌 전북은 강원에 1승1무1패를 기록했다. 울산은 포항과 악연이 있다. 지난 2013년 울산은 포항과 최종전을 펼쳤고 0-1로 패배하며 우승을 포항에 내줘야 했다. 울산은 비기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는데 포항의 일격에 무너졌다. 올 시즌에도 울산은 포항에 약했다. 3번 만나 1승2패로 열세다. 게다가 포항은 37라운드에서 FC 서울을 3-0으로 완파하며 최고의 상승세를 탔다. 울산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존재다. 울산의 마지막 상대가 포항이기에 유리한 상황 속에서 근심이 앞서는 이유다.
김보경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오히려 포항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포항이라서 더 자신이 있다고 했다. 김보경은 "6년 전에 포항이 이겼다는 것은 당시 포항의 간절함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다르다. 울산이 더욱 간절하다. 울산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을 각오가 있다. 울산 선수들 모두 같은 마음이다. 상대가 포항이라서 오히려 더 강한 의지로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 더 긴장하고 더 신경쓰면서 준비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 마지막 홈에서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승리하겠다. 우승으로 장식하겠다"고 밝혔다.
김보경은 올 시즌 유력한 MVP 후보다. 13골8도움을 올리면서 울산을 1위로 이끌고 있는 주역이다. '제2의 전성기'라 불리고 있다. 울산이 우승을 한다면 사실상 김보경 수상이 확실시 된다. 김보경도 MVP 수상을 기다리고 있다. 김보경은 "우승을 해야 한다. 우승에 먼저 집중을 하겠다. 다음 경기에서 승리해 우승한다면 MVP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김도훈 울산 감독도 우승을 자신했다. 김 감독은 "이제 한 경기 남았다. 우승을 해야 한다는 목표가 있다. 다음 경기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 김태환, 믹스가 포항전 출전하지 못해 전력누수가 있다. 그래도 뒤에서 준비하고 있는 선수들 있다. 상대가 포항이다. 부담은 없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우리는 미래를 향해서 간다. 우리는 과거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홈에서 총력을 다해서 우승하겠다. 포항 트라우마를 사라지게 만들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