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열린 2019 하나원큐 K리그 시상식. K리그2 MVP를 수상한 부산 아이파크 이동준이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K리그2(2부리그)에서 가장 빛난 별은 이동준(22·부산 아이파크)이었다.
이동준은 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대상 2019에서 K리그2 최우수 선수(MVP)에 선정됐다. 아슐마토프(23·광주FC) 조규성(21·FC안양) 치솜(27·수원FC)과 함께 MVP 후보에 오른 이동준은 각 구단 주장, 감독(이상 30%), 미디어(40%)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시즌 최고의 별 자리에 올랐다. 이동준은 감독(9표 중 5표) 주장(10표 중 2표) 미디어(90표 중 40표) 투표 총 47표를 얻어 환산점수 100점 만점 중 40.44점을 획득해 MVP에 선정됐다. 2위는 아슐마토프(37.44점)였다. 또한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에도 선정돼 승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2관왕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올 시즌 이동준은 리그 37경기에 나서 13골 7도움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지난 시즌 기록이 4골 1도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10-10 클럽(10골 10도움)에는 3도움이 모자랐지만, 부산의 정규리그 2위를 이끌며 팀을 승강 플레이오프에 올려놓는데 큰 역할을 했다. 공격 포인트는 물론 팀 승리 기여도도 높아 일찍부터 MVP 후보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동준과 조규성은 팀에서 보여준 활약을 바탕으로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승선, 2020 도쿄올림픽도 정조준하고 있다.
오는 5일과 8일, 경남FC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는 이동준은 "조덕제 감독님께 감사하다. 감독님이 없었다면 내가 이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한 뒤 "중요한 경기가 남아있으니 팬분들이 많이 오시면 힘이 될 것 같다"고 응원을 부탁했다.
MVP는 이동준이 가져갔지만, 아무래도 아쉬움이 클 선수는 광주의 펠리페(26)다. 광주의 우승과 자동 승격을 이끈 펠리페는 올 시즌 19골(3도움)을 기록해 K리그2 득점왕에 올랐다. 시즌 내내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며 누구보다 유력한 K리그2 MVP 후보로 손꼽혔지만, 후보 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지난 9월 26라운드 안산 그리너스와 원정 경기 후반에 판정 항의로 경고를 받은 뒤 경기장 밖에서 부상 치료를 받다가 물병을 걷어차고 벤치를 주먹으로 치는 거친 행동으로 퇴장을 당해 제재금 700만원을 받은 것이 발목을 잡았다.
광주FC 박진섭 감독이 K리그2 감독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올 시즌부터 개인상 시상 규정을 강화하면서 시즌 중 상벌위원회에 회부되어 5경기 이상 출장정지 또는 600만원 이상 벌과금의 중징계를 받은 선수와 감독을 후보 선정 과정에서 제외했다. 이 때문에 우승팀의 득점왕이 MVP를 가져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펠리페를 대신해 후보에 이름을 올린 아슐마토프는 수비수라는 포지션의 한계와 경쟁자들의 성적에 밀려 수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박진섭(42) 감독이 압도적인 득표로 감독상을 수상해 아쉬움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