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출범 6개월이 지났다. '직업인으로 당당한 당구인'이라는 기치 아래 5월 출범한 프로당구협회(PBA)가 주최하는 세계 최초의 글로벌 투어인 PBA-LPBA 투어 얘기다. 1차부터 5차까지 순항을 마친 PBA-LPBA 투어는 어느덧 6차 대회에 돌입했다. 16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진행 중인 'SK렌터카 PBA-LPBA 챔피언십'이 한창인 가운데, 프로당구의 인기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선수 수급 문제 등으로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한국 당구의 염원이었던 프로화와 함께 투어가 시작되자 흥행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국내 여섯 번째 프로스포츠로 출범한 당구는 1차부터 5차까지 다섯 번의 대회를 치르는 동안 조금씩 안정화의 기틀을 닦아가고 있다.
글로벌 프로골프 투어인 미국프로골프(PGA)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모델로 만들어진 PBA는 출범 첫 시즌인 2019~2020시즌 8개의 1부 투어와 10개의 2부투어, 8개의 LPBA투어 일정을 진행한다. PBA 1부 투어는 총상금 2억5000만 원, 우승상금 1억 원의 7개 정규투어와 앞선 대회 상위 32강만 출전해 총상금 4억 원에 우승상금 3억 원을 놓고 펼치는 파이널 대회로 구성되고 PBA 2부 투어는 총상금 4000만 원에 우승상금 1000만 원의 10개 대회로 개최한다. 남자부인 PBA에는 현재 120명의 등록 선수와 8명의 와일드카드, 총 128명의 프로당구선수가 뛰고 있고 2부 투어에는 243명이 참가하고 있다.
여자부인 LPBA는 총상금 3000만 원에 우승상금 1500만 원 규모의 7개 정규투어와 상위 16강이 출전하는 파이널 대회(총상금 4000만 원·우승상금 2000만 원)로 구성된다. 아무래도 선수 수는 남자부인 PBA에 비해 절반 가까이 적다. 4차 대회까지는 등록 선수 60명, 와일드 카드 4명 총 64명이 참가했고 5차전부터는 와일드 카드를 12명까지 확대해 68명이 출전했다. 아직은 선수층이나 경기 면에서 여자 프로당구의 규모가 남자 프로당구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LPGA가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것처럼 여자 프로당구의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김영진 PBA 사무총장은 "여자 선수들의 기량이 높아지면서 개인 후원에 대한 문의도 늘어나고 있어 LPBA의 인기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투어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지속적인 흥행이 가능하다면 프로당구의 성공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LPBA 소속 서한솔은 "예전에는 당구를 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별도로 일을 해야했다. 하지만 지금은 당구만 치더라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며 반겼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지만, 전국 2만여 개의 당구장과 1200만 동호인이라는 저변 위에 세워진 프로당구의 첫 걸음은 일단 성공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