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들으면 쓸모있는 신곡, '알쓸신곡'이 퇴근길 오늘의 노래를 소개합니다. 매일 쏟아지는 음원 속에서 모르고 놓치면 후회할 신곡을 추천해드립니다.
혁오 밴드 혁오가 사랑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여섯개의 타이틀곡에 녹였다. 앨범 전체가 마치 한 곡처럼 물흐르듯 귓가를 울리는데, 혁오만의 트렌디한 분위기가 대중의 젊은 감성을 두드린다.
혁오는 30일 오후 6시 다섯 번째 앨범 '사랑으로'를 발매했다. 전작 '하우 투 파인드 트루 러브 앤 해피니스'(How to find true love and happiness) 이후 1년 만의 컴백이다. 데뷔 6년차 밴드의 새로운 도전을 담은 음반이기도 하다.
독특한 점은 앨범에 수록된 6곡이 모두 타이틀곡으로 표기됐다. 혁오 멤버들은 "‘Help’, ‘Hey Sun’, ‘Silverhair Express’, ‘Flat dog’, ‘World of the Forgotten’, ‘New born’ 등 독자적인 제목을 가지고 있는 6곡을 27분짜리 단일곡으로 보아도 무방하다"면서 순서대로 연속해 즐길 수 있도록 트랙 배치에 심혈을 기울여 마스터링했다고 전했다.
유튜브에 선공개된 프리뷰만 들어도 이들 곡은 각기 다른 개성을 갖고 있다. 잔잔한 분위기부터 빠른 호흡까지 다채롭지만 '사랑으로'라는 앨범 안에서 어우러진다. 혁오는 하나의 서사와 흐름을 가지고 있는 전곡을 긴 호흡으로 완상하길 바랐다.
이같은 자신감의 배경은 그간 혁오가 작업했던 방식과는 조금 달랐기 때문일 수 있다. 관계자는 "그간 혁오가 진행했던 작업 방식이 미리 정해둔 음악적 지향점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었다면, 이번 앨범 작업은 다분히 과정지향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형식 면에서는 앨범을 만드는 데 가장 필요한 요소 외의 모든 것을 덜어내 멤버 모두가 사운드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물이라 자부한다"고 소개했다. 다르게 표현한다면 혁오만의 음악적 대화와 그 과정의 기록물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청춘의 음악을 해온 혁오는 이번 앨범으로 사랑이 필요한 다양한 곳을 둘러보는 듯 하다. 뭐든지 이분법으로 보는 사회 구조 속에서 혁오는 거창한 무엇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단순한 가사를 노래한다. 관계자는 "동시대의 소비방식에 맞서는 대안으로 혁오가 제시한 사랑은 자신이 주체적으로 찾아낸 대상에 대한 깊은 애호와 그로 인해 찾아지는 행복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뮤직비디오는 없다. 대신 앨범 이미지에 공을 들였다. 사진작가 볼프강 틸만스의 2011년작 'Osterwaldstrasse'다. 다종의 식물이 속도는 다르지만 다함께 시들어가는, 그러나 여전히 살아 숨쉬는 모습으로 찍혀 있다. 혁오는 이것이 바로 '사랑으로'의 주제의식을 대변하는 이미지라고 생각했다. 혁오 신보 발매와 함께 혁오는 월드투어를 갖는다. 2월 8일, 9일 서울 블루스퀘어 아이마켓 홀에서 출발해 일본, 싱가포르, 홍콩, 대만, 방콕, 필리핀, 파리, 네덜란드, 노르웨이, 독일, 이탈리아, 영국, 미국 등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