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Dolby Theatre)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에서 국제영화상을 수상자 무대에 올랐다.
'기생충'은 얀 코마사 감독의 '문신을 한 신부님'(폴란드), 루보미르 스테파노브 감독의 '허니랜드'(북마케도니아), 래드 리 감독의 '레미제라블'(프랑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스페인)을 제치고 오스카를 차지했다.
봉준호 감독은 "이 상의 카테고리 이름이 바뀌었다. 외국어영화상에서 국제장편영화상으로 바뀌었다. 이름이 바뀐 첫 상을 받게 돼 의미가 깊다. 변화에는 의미가 있다. 오스카의 방향에 지지와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를 함께 만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여기 와있다"며 배우들의 이름을 모두 호명했다. 또 "모든 예술가들에게 찬사를 보낸다"면서 스태프들의 이름도 불렀다.
마지막으로 봉 감독은 "저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게 해준 바른손, CJ엔터, 네온에 감사한다"며 "오늘 밤 취할 준비가 됐다"고 이야기해 웃음을 자아냈다.
1929년부터 시작된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최대의 영화 시상식이다. 트로피의 이름이기도한 일명 오스카라고도 불린다. 미국 영화 예술 과학 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 8469명의 회원들이 투표, 선정해 시상한다. 영화 제작에 직접 참여하는 이들만 회원이 될 수 있어, 영화인에 의한 영화상봉준호 감독이 말했듯 미국의 로컬 시상식이긴 하나, 세계 영화 산업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할리우드를 무대로 하기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시상식이다.
한국영화와는 인연이 깊지 않았다. 1989년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틴 초이 감독의 '누가 빈센트 친을 죽였는가'가 단편 다큐멘터리상 후보에, 2005년 한국계 호주인 박세종 감독의 '버스데이 보이'가 단편 애니메이션상 후보에, 2013년 이민규 감독의 '아담과 개'가 단편 애니메이션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본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된 것은 '기생충'이 최초다. '기생충'은 최고상 격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미술상, 편집상, 국제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계 최초로 각본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