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PARASITE)'이 9일(현지시간) 미국 LA 돌비극장(Dolby Theatre)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Academy Awards)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까지 거머쥐면서 감독상,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총 4관왕을 차지했다.
이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최다관왕으로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기생충'은 4개의 오스카로 절반 이상의 트로피를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 92년 아카데미 역사는 물론 세계 영화 역사가 다시 쓰였다.
작품상((BEST PICTURE) 후보는 '기생충'과 함께 '포드 V 페라리'(FORD V FERRARI), '아이리시맨'(The Irishman), '조조 래빗'(Jojo Rabbit), '조커'(Joker), '결혼 이야기'(Marriage Story),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작은 아씨들'(Little Women)이 올랐다.
그간 작품상을 수상한 '외국어 영화'는 한 편도 없었다. 다양성을 외치면서도 '백인 잔치' '로컬 시상식'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로는 역대 11번째로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에 오른 작품이다. 이로써 '기생충'은 한국영화와 '기생충'의 최초가 아닌, 아카데미 92년 역사의 최초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최근 다인종·다문화 이슈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아카데미인 만큼 '기생충'은 수상이 유력한 국제영화상을 비롯해 다관왕까지 노릴만 했다. 특히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받은 사례는 세계 영화 역사상 단 한 작품 '마티'(1955)가 유일했다. '기생충'이 반세기만에 획기적 사건의 주인공이 됐다.
'기생충'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BEST PICTURE/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봉준호 감독), 감독상(BEST DIRECTOR/봉준호), 각본상(BEST ORIGINAL SCREENPLAY/봉준호·한진원), 국제장편영화상(BEST INTERNATIONAL FEATURE FILM), 미술상(BEST PRODUCTION DESIGN/이하준), 편집상(BEST EDITING/양진모)까지 총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한편 1927년 창설된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아카데미협회(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 Sciences)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을 시상하는 자리다. 전해에 발표된 미국영화 및 미국에서 상영된 외국영화를 대상으로 우수한 작품과 그 밖의 업적에 대해 논하며,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는 것이 배우들에게는 최고의 영예로 꼽힌다. 작품상·감독상·주연상 등 총 24개 부문에 대해 시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