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호중(30)이 트로트라는 기회를 기적으로 만들었다. 영화 '파파로티'의 실존인물로 화제를 모았던 그는 망설임없이 TV조선 '미스터트롯'에 지원했고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첫 번째 경연부터 1위를 찍더니 결승 진출자 톱7까지 올랐다. 몸값도 상승했고 여기저기 러브콜도 쏟아진다. 매일이 놀라운 하루라는 그는 '장르에 구애 받지 않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100인 예심 1등 예상했나. "전혀 못했다. 처음 딱 왔을 때 주변을 둘러봤는데 (장)민호 형이 눈에 들어오더라. (임)영웅이도 보이고 영탁 형, 영기 형, 신성 형 등 행사가면 자주 만나는 분들이 있어서 놀랐다. 이건 '시작부터 말도 안 되는 게임이구나' 싶었다."
-첫 곡 '태클을 걸지마'로 제대로 기선제압을 했던데. "애창곡인데 무대에서는 처음 불렀다. 20대 초반에 접한 곡인데 어디 노래방을 간다거나 장기자랑 시간이 있을 때 부르곤 했다. 진성 선생님 목소리를 좋아하고 가사도 정말 재미있고 진짜 내 이야기인 것 같아서 즐겨 부른다. 프로그램을 위해 준비한 노래는 아니지만 좋아하는 노래를 잘 해보자는 마음으로 선곡했다."
-예심 1등 혜택이 쏠쏠했다고. "결승전을 제외하고 상품이 많았다. 양복도 주셨고 숙소도 스위트룸을 배정받았다. 과일바구니도 있었다. 가장 좋았던 건 자신감을 얻은 거였다. 진을 받아보니 '내가 해온 노래들이 그렇게 동떨어진 것은 아니구나'하는 마음에 잘 해야겠다는 욕심도 생겼다."
-살이 많이 빠져서 양복이 작아졌겠다. "경연하면서 살이 빠져서 헐렁해졌다. 식이조절로 체중을 많이 감량했는데 근래에 팬 분들이 고기랑 초콜렛 선물을 주신 게 있어서 3kg 정도 다시 쪘다."
-또 기억남는 경연이 있다면. "'무정부르스' 할 때 민호 형님이 나를 지목할 줄은 몰랐다. 여기까지라는 마음으로 무대했다. 민호 형도 몸이 안 좋았지만, 나 또한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독감에 말도 안 나오더라. 살면서 그렇게 아파본 적은 처음이었다. 긁는 목소리로 노래를 표현해 보고 싶어서 성대를 좀 혹사시켰다. 주사를 맞아가며 마지막 심정으로 노래했는데 다행히 결과가 잘 나와서 보람을 느꼈다. 다행히 음이탈도 안 났다. 어떤 분들은 아픈 목소리가 더 애절하게 들린다고도 하시더라. '무정부르스'를 부를 땐 살짝 아픈 것도 좋겠다. 하하."
-고재근이 탈락자로 뽑혔던 '천상재회' 무대는 어땠나. "솔직히 경연곡 중 유일하게 공연에서 불러본 노래라 자신이 있었다. 가사를 잘 전달하려고 노력했는데 점수가 낮아 추가합격자가 됐다. '패밀리가 떴다'(고재근 김호중 이찬원 정동원)가 팀 미션으로 1위를 했는데 나 때문에 갑자기 탈락 위기가 된 상황이 벌어졌다. 마음이 정말 무거웠다."
-그 이후로 나눈 이야기는. "동원이, 찬원이랑 뒤늦게 대기실로 들어갔는데 탈락해서 먼저 내려갔던 재근 형이 짐을 싸고 있었다. 다 오열했다. 나는 특히나 죄송했다. 정말 눈물 흘리며 이별했다. 재근 형은 '너희들이 잘못한 것 아니다'라고 말씀해주셨다. 문자로도 연락주고 받고 그 후로도 자주 만난다. '이렇게 우리가 만난 것도 인연이고 소중하다. 음악하면서 자주 보자'는 답장을 받았다."
-'패밀리가 떴다' 팀워크가 돈독하던데. "진짜 식구가 생긴 기분이다. 처음에는 연령대도 다르고 공통점이 없어보이니까 주변에서 우려를 했는데, 실제로는 가장 경연 준비가 수월한 팀이었다. 우리만큼 팍팍 진행된 팀이 없을 거다. 좋은 사람들을 얻어서 정말 기분 좋다."
-동원이가 형이 아닌 '삼촌'이라 부르더라. "동갑인 (임)영웅이는 형인데 나는 삼촌이다.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삼촌 얼굴'이라고 하더라. 서운하진 않다. 동원이랑 가정환경도 비슷하고 우리 집에서 몇 밤 자고 간 적도 있다. 동원이 아버지와는 호형호제 한다. 또 유일하게 동원이에 잔소리를 하고 꾸짖을 수 있는 사람이 나다. 내가 그런 역할을 자처하는 편이다. 다른 삼촌들에 혼나는 모습을 보는 것보다 내가 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미스터트롯' 친목 모임도 생겼나. "타 장르부 모임이 있다. 15명 정도 된다. 지금은 코로나 19 우려로 자주 못 만나는데 시간이 맞으면 차도 한 잔 마시고, 햄버거도 먹고, 술도 한 잔씩 한다. 조직도도 만들었다. 나는 보안팀 소속이다. 재근 형은 고문이다. 다들 재미있고 유쾌하다. '미스터트롯'을 통해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