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혐의에 있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부정청탁에 대한 증인 2명이 법정에 섰다. 두 사람 모두 "부정청탁에 대한 내용은 들어본 적 없었고 통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7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의 심리로 업무방해 및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된 안모PD와 김모CP를 비롯한 불구속된 조연출 이씨,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소속사 관계자들에 대한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재판은 코로나 19 감염 우려로 입석을 제한하고 최소한의 방청 인원만을 받았다.
앞선 재판에서 주요 쟁점이 된 부분은 부정청탁이었다. 소속사들 측은 단순한 친분 관계로 친목도모의 자리를 가졌다고 주장했고, 제작진의 법률대리인 또한 "시청률에 대한 압박으로 조작한 것이지 청탁의 이유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판사는 문자투표 개시 시작 전과 마감 이후 들어온 문자 금액도 사기죄에 성립하는가, 술자리에 있던 다른 동석자들이 있었다면 왜 기소되지 않았는가, 명시적으로 청탁이라 할 수 있는 증거가 있는가, 안PD와의 통화한 내역도 있고 만난 것으로 보이는데 수사 과정에서 빠진 사람이 있는가 등에 대한 의문들을 재판을 통해 풀어가기로 했다.
지난달 23일 열린 2차 공판 이후 김CP는 각 변호인들은 증거 자료와 증인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김CP는 3월 30일 한 차례 반성문을 냈다. 이날 법정에는 '프로듀스X101' 메인작가와 안PD와 25년지기 엔터 관계자가 증인석에 앉았다.
안PD와 자주 만나 개인적인 대화를 나눈다는 엔터 관계자는 "시즌4에 회사 연습생을 출연시켰는데 1차에서 떨어졌거나 최하위권으로 예선을 통과했다. 지원에 앞서 안PD에 이야기하지 않았고 조언도 받은 적이 없다. 나중에 작가님을 통해 연락하던 중 안PD가 '지원했느냐, 열심히 해봐라'라고 말했다"면서 "우리 회사 연습생은 상대적으로 통편집을 당했고 3~4회에서도 분량이 거의 없어서 친구로서 서운했다. 절친이라고 이야기했던 것이 민망하고 속상했을 정도였다. 코멘트조차 없어서 친구라 더 엄격하게 하는건가 싶었다"고 자신의 사정을 설명했다. 또 "프로그램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친구들끼리 만나서도 일 이야기가 나오면 말을 돌린다"며 평소 안PD와의 친분을 밝힌 후 안PD의 조작 혐의에 대해선 "작년 7-8월에 사이버수사대 조사를 받는다 들었다. 우리 회사 연습생이 탈락한 후에 프로그램에 관심을 두지 않아 몰랐다. 기사를 보고 알았다"고 했다. 안PD는 그에 '최고가 되고 싶어서 잘못된 선택을 했는데 크게 잘못된것 같다. 출연진 제작진에게 너무 미안하다' '시즌2 대성공 이후 시청률에 대한 압박을 받는다' 등의 심경을 전달했다.
메인작가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다가 안PD의 제안으로 시즌4에 합류하게 됐다. 101명 연습생 선발은 제작진 다수결 회의를 통해 결정됐고 그 과정에서 압력을 느끼지 못했다. 부정한 방법으로 올라온 연습생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기획사 관계자와 안PD와의 통화에서 언급됐던 A연습생의 경우에도 "101명으로 선발되는 과정에 있어서도 올바른 절차를 따랐다"고 강조했다.
반면 검찰은 안PD와 A연습생 측 기획사 관계자와의 통화 내용을 바탕으로 안PD의 입김이 어느정도 작용한 것으로 봤다. 내용에 따르면 안PD는 노래를 못하는 A연습생을 다시 고려해보자고 했고, 탈락에서 보류로 구제해줬다. 최종 탈락 연락을 받았다가 며칠 뒤 101명 선발이라는 결과가 뒤바뀌는 과정도 담겨 있었다. 재판부는 증인의 진술과 검찰이 제출한 내용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부정청탁이 있었는지 여부를 가릴 것으로 보인다.
'프로듀스' 조작 논란은 지난해 7월 종영한 '프로듀스X101'의 생방송 문자 득표수가 특정한 수의 배수로 나타나는 등의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시청자들은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제작진과 소속사 관계자들을 고소 고발했다. CJ ENM도 제작진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으며, 경찰 조사 결과 '프로듀스' 전 시즌에 걸쳐 조작이 있었음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