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개막일이 정해졌다. 그러나 당분간은 TV나 PC 혹은 스마트폰으로만 경기를 봐야 한다. 야구장 관중석이 팬들로 채워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21일 이사회에서 5월 5일 어린이날을 2020 KBO 리그 개막일로 확정한 뒤 "당분간은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른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점차 방침을 바꿔야 할 것 같다"며 "언제라고 확실하게 얘기할 수는 없지만, 상황이 많이 좋아진다고 판단하면 관중 비율을 10%씩 늘려가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료 관중 입장이 가능해지더라도 야구팬들 역시 일정 기간 야구 관람 문화의 변화는 감수해야 할 듯하다. 일단 출입구 실내에 비치된 열 화상 카메라와 비 접촉 체온계로 발열 검사를 한 뒤 체온이 섭씨 37.5도 이하인 관객만 입장할 수 있고, 입장 게이트에 많은 인파가 한 번에 몰리지 않도록 현장 진행요원이 배치된다. 이를 위해 게이트 오픈 시간도 다른 시즌보다 30분에서 1시간 가량 앞당길 예정이다.
무엇보다 확진자 발생 시 주변에 앉았던 다른 관중까지 특정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지정석 관람객에게는 경기 입장권을 보관하도록 권고하고, 자유석 관람객에게도 자신이 앉았던 좌석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 기록해 놓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점점 늘고 있는 외국인 관람객은 동선 체크를 위해 정해진 부스에서 전원 문진표를 작성하는 게 의무다.
마스크 착용 역시 강력 요청 사항이다. 경기 내내 안내 요원이 수시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한편 7~8분 간격으로 경기장 내 마스크 착용을 유도하는 안내방송과 홍보영상을 내보내게 된다. 이닝 교대시에는 응원단장이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수칙을 수시로 권장할 예정이다. 화장실과 매점 같은 개방 공간은 매 시간 별 점검하고, 의료진도 평상시 대비 추가로 배치하는 것은 물론이다.
한국 야구팬의 즐거움인 '응원가 부르기'나 '육성 응원'도 당분간은 자제하는 게 좋다.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지는 비말 감염과 접촉 감염의 위험을 고려해 크게 노래를 부르거나 어깨동무를 하는 응원법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주류 판매 창구 역시 최소화되고, 컵에 캔맥주를 직접 따라 마시는 즐거움도 한동안은 누릴 수 없다. 주류 판매 직원은 라텍스나 니트릴 소재의 장갑과 마스크를 의무 착용해야 한다.
기다리던 '야구의 봄'은 코앞까지 왔다. 그러나 방심하는 순간 이 즐거움은 언제 다시 날아갈 지 모른다. 모두가 더 신중하게 돌다리도 두들겨 봐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