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오류와 실수를 절대 피해가지 않는다. 마가 껴도 제대로 꼈다. 우여곡절 끝 공개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 치명적 자막 오류까지 논란의 방점을 찍었다.
벼랑 끝 기사회생한 영화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이 한국시간으로 23일 오후 4시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됐다. '사냥의 시간' 팀은 공개 전부터 설레는 마음을 표했고, 공개 후에도 스페셜 온라인 GV(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23일 하루를 꼬박 '사냥의 시간 DAY'로 완성했다.
하지만 24일 '사냥의 시간' 독일어 자막에서 '동해'가 '일본해(Japanischen Meer)'로 잘못 번역돼 표기된 것이 확인되면서 '사냥의 시간'은 끝나지 않은 악재와 잡음의 중심에 있음을 확인시켰다. 영화의 스토리와 꼭 맞는 과정이 아닐 수 없다. '벗어날 수 없는 지옥'이라는 말이 딱이다.
'사냥의 시간'은 30개 언어 자막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넷플릭스 측은 "현재 각 언어 현지화 팀과 독일어 자막과 같은 사례가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 해당 과정이 완료되면 바로 자막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동해의 일본해 표기는 가장 민감하고 예민하게 생각되는 치명적 문제인데다가, 그토록 강조하는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 된다는 점, 또한 '한국영화'의 자막이라는 점에서 거센 비난을 피하기 힘든 실수다.
'사냥의 시간'은 제작부터 개봉까지 뭐 하나 쉬운 길이 없었다. 공식 크랭크인 전 제작준비 과정도 순탄치 않았지만, 6개월간 촬영을 마친 후에도 긴 후반작업에 쉽게 개봉일을 잡지 못했다. 어렵게 결정한 2월 26일 개봉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고스란히 떠나 보냈다.
고심 끝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 단독 개봉을 확정했지만 해외 선판매를 진행한 콘텐츠판다 측과 선(先) 계약 정리를 깔끔하게 해결하지 못해 법정 다툼까지 이어지게 만들었다. 그 결과 해외 상영금지가처분신청 인용이라는 이례적 결과에 10일 넷플릭스 공개도 한 차례 미뤄졌다.
때문에 실질적으로 '사냥의 시간'이 최종 공개된 4월 23일은 '사냥의 시간' 팀에는 감개무량할 수 밖에 없는 축복의 날이었다. 관객들과 소통할 일만 남은 줄 알고 꿀잠을 잤을 이들에게 자막 논란은 그야말로 가지가지의 끝이다.
판권계약 논란이 한창 불거졌을 당시 한 발 빠져 뒷짐지고 서 있었던 넷플릭스는 결국 본인들도 '사냥의 시간' 악재에 숟가락을 얹었다. 또한 영화에 대한 호불호 갈리는 평가도 쏟아지고 있는 상황. '사냥의 시간'과 유종의 미는 여전히 거리가 멀어 보인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 추격자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파수꾼'(2011) 윤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이제훈·박정민·최우식·안재홍·박해수 등 충무로 젊은 피가 의기투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