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이강철 감독 체제로 창단 최다승을 거두고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5강 경쟁을 펼친 KT. 올 시즌은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린다. IS포토 KT는 창단 첫 포스트시즌이라는 목표에 2020시즌을 적기(適期)로 삼았다.
KT는 이강철 감독 체제로 2019시즌을 맞이했다. 개막 5연패로 시작했지만 창단 최다승(71승)과 승률(0.500)로 마무리했다. NC와 시즌 막판까지 5강 진입 경쟁을 했다. 젊은 투수들이 선발과 불펜에 주축으로 자리 잡은 점이 가장 큰 성과다. 한 걸음을 더 내딛지 못했지만, 비로소 1군 무대에 어울리는 팀으로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시즌에는 리더 유한준과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하며 전력 유출을 막았고, 15승을 기대할 수 있는 새 외인도 영입했다.
▶ 주포 강백호, 포지션 전향
2020시즌 화두는 공격력 강화다. 변화가 많다. 일단 2018시즌 신인왕 출신 강백호가 외야수에서 1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코로나19 정국 탓에 자체 청백전이 많아졌고, 이강철 감독의 심중에만 있던 옵션이 가동됐다.
강백호는 청백전, 연습경기에서 무난한 수비를 보여줬다. 고교 시절에 포수를 맡았기 때문에 강습 타구 처리도 잘해낸다. 내야 파울 타구 처리, 콜 플레이에 익숙해지면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비 부담을 덜어낸 선수는 타격에 집중할 수 있다. 국가대표팀 합류 가능성도 높아진다. 외야진에는 수비력까지 갖춘 경쟁자가 많다. 반면 1루수는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팀과 한국 야구 그리고 선수 모두가 잘 될 수 있는 변화다. 수비력이 좋고, 타격 능력이 일취월장한 배정대를 주전으로 기용하며 내실 있는 전력을 구축할 수도 있었다.
2020시즌 KT의 리드오프 심우준. IS포토
▶ 테이블세터 개편
이강철 감독은 2020시즌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먼저 테이블세터 조합에 변화를 줬다. 지난 시즌까지 9번 타자로 나서던 심우준을 리드오프로 기용한다. 25도루 이상 기대할 수 있는 선수다. 작전 수행 능력도 뛰어나다. KT 중심 타선은 10구단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상위 레벨로 평가된다. 득점력 향상과 기동력 강화를 모두 기대할 수 있다.
야수진에서도 환영한 변화다. 이강철 감독의 심중을 전해 들은 베테랑 선수들이 지지했다. 이숭용 단장도 마찬가지다. 후속 타선에 나서는 강백호는 "선배들이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알고 있다. 나도 발이 빠른 주자들이 누상에 있으면 타격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 소형준과 데스파이네의 연착륙, 그리고 불펜 전력 유지
2018시즌 한화와 2019시즌 KT는 데칼코마니다. 신임 감독 체제가 출범했고, 존재감이 크지 않던 투수들이 마운드 전력 향상에 기여하며 도약했다. 그러나 한화는 2019시즌에 이듬해 선발과 불펜 모두 흔들리며 9위로 떨어졌다. 이 점은 KT에 귀감이 될 수 있다.
괴물 신인으로 평가되는 소형준과 1선발로 기대 받는데스파이네가 잘 해줘야 한다. 유신고 출신 소형준은 해외 전지훈련 초반부터 선발투수로 낙점됐다. 4월 21일 열린 한화전에서 6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자질은 비범하다. 프로 무대, 선발 로테이션에 적응해야 한다.
데스파이네는 4월 25일 두산전에서 3⅔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실점은 많았지만 변화구의 낙폭, 빠른 공의 구위 모두 좋았다. 구종을 점검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키킹, 릴리스 포인트에 변화를 주는 변칙 투구를 한다. 경쟁력이 될 수 있다.
KT 마운드의 관건은 불펜진이다. 주권, 정성곤, 손동현이 지난 시즌에 보여준 기량과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 마무리투수 이대은과 강속구 투수 김재윤은 더 좋은 퍼포먼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