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중일 감독은 이날 경기 전에 "두산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144경기 중 한 경기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럴 만 했다. LG는 개막전 역대 최다패 오명에 쓰고 있었는데 특히 두산을 상대로 약했다. MBC 청룡 시절이던 1989년 4월 8일 개막전에서 두산을 꺾었으나, 이후 8차례 개막전 맞대결에선 모두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어린이날 시리즈에서도 두산을 만나 약한 모습이었다. 최근 2년 연속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스윕패를 당했고, 5월 5일 어린이날만 놓고 보면 두산에 9승14패로 크게 열세였다.
KBO는 '흥행 카드' 양 팀의 맞대결을 일부러 어린이날 시리즈에 편성하고 있는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역대 가장 늦은 5일에 개막한 탓에, 양 팀의 맞대결이 첫 경기인 개막전부터 성사됐다.
'개막전 최다패' LG가 '개막전 최다승' 두산에 8-2로 이겼다.
투타에서 맹활약을 펼친 '절친' 차우찬과 김현수의 활약으로 이겼다. 차우찬이 6이닝 1실점으로 첫 승을 거뒀고, 김현수는 2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타선을 책임졌다. 내야수 정근우와 로베르토 라모스는 공수에서 인상 깊은 신고식을 했다.
류중일 감독은 "개막전 첫 단추를 잘 끼어 기쁘다. 차우찬이 완급 조절을 포함해 잘 던졌다. 이어 나온 투수도 호투했다"며 "공격에서 김현수가 고비 때마다 타점을 올린 게 승리의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잠실=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