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키움과 KIA가 단행한 1:1 트레이드는 무게 중심이 KIA로 쏠렸다. 키움이 내준 장영석은 지난해 62타점을 기록한 내야수로 리그에서 구하기 힘든 3루수 자원. 팀 내 경쟁에서 밀려 입지가 애매해졌지만, 주전급에 가깝다. 반면 박준태는 백업 외야수로 1군 통산 타율이 0.210에 불과했다. 트레이드 균형을 위해 KIA가 현금 2억원을 추가로 건넨 이유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상이다. 박준태는 개막 후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4(11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장타율(0.455)과 출루율(0.588)을 합한 OPS가 1.043으로 수준급이다. 17타석에서 볼넷 6개를 골라내 이 부분 리그 공동 2위. 타석 대비 볼넷은 압도적인 1위다.
연결 고리 역할에 충실하다. 손혁 감독은 박준태를 9번 타순에 배치한다. 1번 타자 서건창의 부진(타율 0.208) 속에서도 타선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건 박준태의 역할이 크다. 'RC/27'이 14.88로 이정후(22.02)에 이은 팀 내 2위. 'RC/27'은 한 타자가 아웃 카운트 27개를 모두 소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발생하는 추정 득점이다. 그만큼 생산성이 좋다는 의미다. 9번 타순에서 사실상 1번 타자와 같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
키움은 고정 좌익수가 없는 팀 사정을 고려해 어깨가 강하고 발이 빠른 박준태의 가치를 높게 바라봤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기대를 걸었다. 그런데 시즌 초반 두각을 나타내는 건 공격이다. 이정후, 김하성, 박병호 등 국가대표 타자들을 다수 보유한 키움 타선이 더 강해진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