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는 역대급 우승레이스 시즌 1을 찍었다. 최근 K리그1을 지배했던 전북의 독주체제는 사라졌고, 울산이 전북을 흔들 수 있는 대항마로 등장했다. 두 팀은 시즌 개막과 함께 1위와 2위를 오가며 치열하게 싸웠다. 경쟁체제 분위기를 오랜만에 느낀 K리그 팬들은 두 팀의 우승 레이스를 즐기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우승 팀은 최종전에서 결정됐다. 전북이 강원 FC에 1-0 승리를 거뒀고, 울산이 포항 스틸러스에 1-4 패배를 당하면서 전북이 우승트로피를 품었다. 두 팀은 승점이 79점으로 같았고, 운명을 가른 건 1골이었다. 다득점에서 전북이 72골로 울산의 71골에 1골 차로 앞서 우승을 차지했다.
너무나 치열했던 지난 시즌의 기억. 2020시즌에도 이런 팽팽함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 팀 모두 K리그1에서 압도적인 최강의 스쿼드를 꾸렸다. 올 시즌 2라운드를 치른 지금 2연승을 거둔 유이한 팀이 울산과 전북이다. 홈과 원정 모두 승리했다. 나머지 10개 팀들은 무승부 혹은 패배를 경험해야 했다. 울산은 1라운드 상주 상무전 4-0 대승으로 시작했고, 2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을 만나 0-2로 뒤지다 3골을 내리 꽂으며 3-2 역전승을 일궈냈다. 주니오가 2경기 연속 멀티골을 넣으며 유력한 득점왕 후보로 올라섰다. 새롭게 영입한 이청용과 윤빛가람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우승후보다운 면모라며 울산을 향한 찬사가 이어졌다.
전북은 개막전에서 수원에 1-0 승리를 거둔 뒤 2라운드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2-1로 무너뜨렸다. 결승골은 거의 후반 막판에 나왔다. 그래서 매서운 모습은 사라지고 가까스로 승리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무너지지 않는 저력, 앞으로 더욱 폭발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전북은 승리하는 방법을 아는 팀이다. 전북은 전북이다. 수원전 결승골을 터뜨린 이동국이 건재하다. 2도움을 기록 중인 손준호의 활약도 빛났다. 지난 시즌 MVP 김보경도 슬슬 폭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감독들의 우승 의지도 강하다. 2005년 이후 15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김도훈 울산 감독은 "항상 울산은 우승을 목표를 하는 팀이다. 작년에 아쉽게 준우승을 했지만 언제나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으로 노력을 해야 한다. 마지막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첫 경기도 잘 했고, 경기 수 줄어든 상황에서 마지막에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감독은 라이벌 전북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전북을 한 경기 가지고 판단 할 수 없다. 전북은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는 팀이다.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많다. 경기를 하며서 좋아지는 팀이고, 항상 우승후보다. 우리와 경쟁을 하는 팀으로서 경계를 해야 한다. 마지막까지 경쟁을 해야 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K리그 최초의 4연패에 도전하는 호세 모라이스 감독은 "코로나19로 준비할 시간이 서로 많았다. 승리로 시즌을 시작해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거 같다. 우리를 상대하는 팀은 항상 수비적으로 나와 그 공략법을 연구하고 있다. 전 세계 어느 리그에 가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풀어야 하는 숙제"라고 밝혔다.
두 팀은 모두 3라운드에서 3연승을 기대한다. 울산은 오는 24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부산과 격돌하고, 같은 날 전북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대구 FC와 만난다. K리그 팬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를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