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은 20일 고척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6탈삼진 3실점하며 5-3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첫 승 달성에 성공하며 지긋지긋했던 팀의 10연패 사슬도 끊어냈다. 긴 이닝을 소화하진 못했지만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결과는 승리였지만 마냥 웃을 수 없었다. 박종훈은 이날 도루를 무려 5개나 허용했다. 2회 1사 후 김규민의 첫 번째 2루 도루가 나왔고 3회 무사 1루에선 서건창이 2루를 훔쳤다. 4회 2사 1루에선 이지영까지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포수 이지영은 많이 뛰는 선수가 아니다. 2009년 데뷔 후 통산 도루가 20개(851경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박종훈-이홍구 배터리 조합을 상대로 여유 있게 2루에 안착했다.
5회에는 한 이닝 도루 2개를 허용했다.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한 서건창이 후속 김하성 타석에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2-2로 맞선 5회 1사 1,3루에선 1루 주자 이정후가 2루 도루에 또 성공했다. 평정심을 잃은 박종훈은 2사 2,3루 상황에서 폭투로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다.
박종훈은 도루가 약점이다. 지난해 28경기에 등판해 28도루를 허용해 이 부분 리그 1위. 투구 시 무릎을 굽히고 오른팔을 내려야 하는 언더핸드여서 오버핸드 투수보다 투구 동작이 길다. 일반적으로 2루 도루까지 보통 3.5초가 걸리는데 언더핸드는 팔각도가 옆에서 나오다 보니 투구폼 자체가 빠르지 않고, 팔의 궤적이 커 자칫 도루 타이밍을 쉽게 내줄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퀵 모션을 빨리 가져가기도 했고, 타자와 상대할 때 템포를 달리하면서 주자의 도루 흐름을 끊어내려고 했다. 세트 포지션 상황에서 무릎을 굽히지 않고 공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해답을 찾진 못했다.
키움 주자들은 박종훈의 투구 동작을 간파한 듯 거침없이 뛰었다. 박종훈이 숙제를 또 한 번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