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2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7회초 2사 1,2루 남태혁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고척=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05.20/ SK 남태혁(29)이 팀 연패 탈출 선봉에 섰다.
남태혁은 20일 고척 키움전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5-3 승리를 이끌었다. 10연패 늪에 빠져 있던 SK는 남태혁의 활약 덕분에 팀 기록인 11연패(2000년) 직전에 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2회 첫 타석부터 3루수 방면 내야 안타로 출루한 남태혁은 2사 1,2루에서 김성현의 적시타 때 득점까지 올렸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선 3루 땅볼로 아웃. 하지만 6회 존재감을 발휘했다. 2-3으로 뒤진 6회 무사 1,2루 찬스에서 상대 불펜 오주원의 3구째를 공략해 동점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SK는 이후 무사 만루에서 나온 김창평의 내야 땅볼 때 4-3 역전했다.
7회에는 결정타를 때려냈다. 4-3으로 앞선 7회 2사 1,2루에서 이번엔 우전 적시타로 또 한 번 타점을 추가했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적시타였다.
어느 누구도 기대하지 않은 활약이었다. 2018년 12월 트레이드로 KT에서 건너온 남태혁은 지난해 1군 12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윤석민을 대신해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고 염경엽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남태혁은 제물포고 3학년이던 2009년 LA 다저스와 계약(계약금 50만 달러)하며 태평양을 건넜다. 루키리그에서 4년을 뛰고 리턴을 택해 '실패한 유망주'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그러나 신체조건(187cm·112kg)은 어느 팀에서도 탐낼 만 했다. 그 결과 2016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KT)을 받았다. 함께 드래프트에 참여한 '마이너 유턴파 동기생'은 물론이고 그해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 590여명 중 누구보다 이름이 빨리 불렸다.
생각만큼 야구 인생을 풀리지 않았다. KT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고 SK에서 절치부심했다. 꾸준하게 겨우내 시즌을 준비했고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