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32)와 유소연(30)이 스크린 골프 대결에서 리디아 고(뉴질랜드), 페닐라 린드베리(스웨덴)와 사이좋게 승부를 나눠가졌다.
넷은 25일 대전 유성구 골프존 조이마루와 미국 플로리다주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서 동시에 열린 골프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매치플레이 챌린지, 2라운드 36홀 스크린 골프 원격 대결에서 무승부를 거뒀다. 1라운드 포섬 대결(공 1개를 번갈아 치는 방식)에선 리디아 고-린드베리가 18번 홀에서 나온 리디아 고의 버디로 1홀 차 승리를 거뒀다. 이어 2라운드 포볼 대결(각자 공으로 경기하는 방식)에선 박인비-유소연 조가 14번 홀에서 승부를 결정지으면서 5홀 차로 대승을 거뒀다. 상금 5000달러(약 600만원)씩 나눠가진 두 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성금으로 기부한다.
이번 경기는 골프존의 스크린 골프 시스템과 온라인 네트워크 기술력을 활용해 한국과 미국의 스크린 골프 대회장을 실시간 원격으로 연결해 치러졌다. 13시간 이상 나는 시차에 서로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넷은 화면을 보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도 보였다. LPGA 투어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월 중순부터 중단된 상황에서 치러진 만큼 넷의 매치플레이는 흥미로웠다. 필드가 아닌 스크린 골프에서 대결한 넷은 시종 밝은 분위기를 보였다. 동료 선수가 좋은 샷을 치거나 퍼트를 성공시켰을 땐 주먹을 맞부딪히거나 팔꿈치 악수를 했다.
필드와 다른 환경에서 치르는 경기다보니 선수들 사이에서 낯선 반응을 보인 장면도 여러 차례 있었다. 박인비는 경기 도중 "어렵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1라운드 18홀에서 접전 끝에 리디아 고-린드베리 조에 승부를 내준 박인비-유소연 조는 2라운드에선 3번 홀부터 리드를 잡기 시작해 압도적인 차이로 대승을 거뒀다.
경기 후 박인비는 중계진 인터뷰를 통해 "첫 라운드엔 재미있게만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쳐선 안 되겠다 싶었다. 후반 매치에선 더 나은 샷과 퍼트를 보여드릴 수 있었다"면서 "오랜만에 시합 아닌 시합을 하니까 즐거웠다. 웃을 일이 많지 않았는데 많이 웃고, 골프 팬들 앞에서 골프를 보여드릴 수 있어 즐거웠다"고 말했다. 유소연도 "경기할 때는 감정 컨트롤을 해야 하니까 우리의 감정 선을 보여드리기 힘들었다. 오늘은 다른 형식의 경기라 우리 감정 선을 드러내놓고 경기해서 재미있었다. 좋은 일에 함께 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